미국 “북한군, 우크라이나 이동 징후 없어 … 500명 사망도 확인 안 돼”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이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군이 현재 우크라이나로 진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군 5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별도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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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군, 우크라이나 이동 징후 없어 … 500명 사망도 확인 안 돼”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25일 “우크라이나에 북한군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싱 부대변인] “Don't have any indications that there are DPRK soldiers in Ukraine. What we've said is that, you know, what we're seeing is that they're positioned around the Kursk region, but you know, not moving into Ukraine at the moment.”]

싱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밝히며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 주변에 배치돼 있지만, 현재 우크라이나로 이동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은 22일 우크라이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군 ‘기술 자문’들이 러시아가 점령한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싱 부대변인은 또 우크라이나가 영국으로부터 제공 받은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북한군 5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싱 부대변인은 “앞서 말한 것처럼 북한군이 그 지역에 있으며,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하지만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싱 부대변인] “So, we can't independently confirm casualties of North Korean soldiers. What we've said, you know, before is that they're in that region and certainly poised to engage the Ukrainians in combat. But I can't confirm those reports that there have been casualties yet.”

앞서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20일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하면서 북한 군500명이 사망했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가정보원은 24일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북한군 참전 관련 안보 우려 책임은 러시아에”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하던 북한군 500명이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전투 작전에서 북한군을 봤다”면서도 “피해 상황에 대한 평가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문의하길 바란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So, we have seen North Korean troops in our combat operations. With respect to any kind of damage assessment, I would refer to the government of Ukraine to make those.”

밀러 대변인은 또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미국과 한국 등의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살상용 무기 지원 가능성에 러시아 외무차관이 강하게 반발한 데 대한 논평 요청에 “가상의 상황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미국, 일본 그리고 다른 여러 나라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투에 북한군이 합류하는 것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매우 현실적인 안보 우려에 대한 책임은 러시아에만 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Look, I don't want to deal with the hypothetical situation, but it is Russia and Russia alone that is responsible for the very real security concerns that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and Japan and any number of other countries have about the movement of DPRK troops to join the fight in Russia against Ukraine.”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 (사진출처: X@mfa_russia)

앞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24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물론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이에 대응할 것이고, 이것이 한국 자체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정부가 단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외부의 유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익을 우선으로 고려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이 현대전 경험을 쌓게 되면 우리 안보에 치명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종전과 같은 인도주의 관점의 지원에서 이제는 북한 군의 관여 정도에 따라서 단계별로 지원 방식을 바꿔 나간다”며 “무기 지원이라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25일 루덴코 차관의 발언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놓은 ‘단계적 대응’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