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부분적으로 인정한 데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연방대법원은 또 주 정부가 주법으로 소셜미디어 기업의 편집권을 제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하급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부분적으로 인정한 데 대한 오는 11월 대선에서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게 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즉각 반응을 보였네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대법원이 전임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면책권을 부여한 결정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왕은 없다”며 “우리 각각은 모두 법 앞에 평등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미국 대통령 또한 그러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Today's Supreme Court decision on presidential immunity, that fundamentally changed. For all practical purposes, there are virtually no limits on what the president can do."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대법원의 대통령 면책특권 결정으로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모든 실질적인 목적을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 사실상 제한이 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는 위험한 선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한 지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의사당 난입 사태를 “미국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라고 언급했는데요. “미국 국민은 다가오는 대선 전에 법원에서 답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오늘의 결정으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미국 국민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대통령직을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은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뒤집기 혐의와 관련한 면책특권이 상당 부분 인정된 데 대해 환영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의 큰 승리”라며 “미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도 환영 입장을 내놓았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소셜미디어 X에 “오늘 대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래의 모든 미국 대통령의 승리이며, 바이든 대통령의 무기화된 법무부와 잭 스미스 특검에게는 또 다른 패배”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즉 부통령 후보로 거명되는 J.D. 밴스 상원의원 역시 이번 결정은 “트럼프뿐 아니라 법치주의에 있어 엄청난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 쪽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는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오늘은 미국에 슬픈 날이자 우리 민주주의에 있어 슬픈 날”이라며 “우리 사법제도의 근본은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한편, 선거 뒤집기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면책 특권 결정이 나온 후 또 다른 형사재판을 무효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에 대한 유죄 평결을 무효로 할 것을 담당 판사에게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서한을 보내 유죄 평결 파기와 함께 오는 11일로 예정된 선고 공판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이후에 맨해튼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기요청을 받아들였다고요.
기자)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형량 선고를 늦춰달라는 요청에 검찰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어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뉴욕 형사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는 동안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면책특권 판결을 근거로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한 것인데, 검찰이 이를 받아들였고, 실제 연기 여부는 법원이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대법원이 들여다본 사건은 잭 스미스 연방 특검이 기소한 사안이고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은 뉴욕 맨해튼 검찰이 기소한 건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뉴욕 법원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일 때 근거가 됐던 일부 증거물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일 때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1일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뉴욕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도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는 근거가 생긴 셈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도 대법원 관련입니다. 대법원의 이번 회기 마지막 날인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외에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결정도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 정부가 주법으로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콘텐츠를 편집하거나 삭제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사안이었는데요. 대법원은 1일 대법관 9명 만장일치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해당 사안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 결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에 앞서 해당 소송이 어떤 내용인지 정리해 보고 갈까요?
기자) 네, 이 사안 지난 2016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연관이 있습니다. 당시 소셜미디어 트위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글이 난입 사태를 조장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을 정지했습니다. 그러자 보수 성향의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는 소셜미디어 회사가 자의적으로 콘텐츠를 삭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는데요. 이후 구글이나 틱톡과 같은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회원으로 둔 ‘넷초이스(NetChoice)’와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이들 법은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주 정부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하급법원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플로리다주법의 주요 조항은 기각되고 텍사스주법은 인용되는 등 엇갈리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플로리다주의 법률은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이 정치 후보나 언론 기업 등의 콘텐츠를 제외하는 것을 금지하고요. 텍사스주 법률은 월간 실사용자가 5천만 명 이상인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이 사용자의 ‘관점’에 대해 ‘검열’하는 것을 제한하는데요. 소송이 진행되면서 두 법률 모두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왜 최종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소송을 다시 하급심으로 돌려보낸 걸까요?
기자) 대법관들은 주법이 소셜미디어 기업의 콘텐츠를 관리하는 방식을 규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사안의 핵심은 수정헌법 1조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인데요.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의견문에서 “당사자들은 핵심 문제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으며 기록은 미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니까 대법원에서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소셜미디어 기업들과 주정부 측은 각자 어떤 주장을 펼쳤습니까?
기자) 공화당이 주도하는 플로리다주와 텍사스 주정부는 소셜미디어 기업의 이른바 ‘중도 정책’은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검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만약 기업에 특정 게시물을 차단하는 재량권이 없다면 극단주의나 혐오 표현, 허위 정보 등이 소셜미디어를 가득 채울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두 법률에 반대하면서 소셜미디어 기업이 수정 헌법 제1조에 따라 편집 재량권을 갖는 것을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소셜미디어가 주요 의사소통 도구가 되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관련 소송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연방대법원이 이번 회기에 이 사안 말고도 또 다른 소셜미디어 관련 소송도 다뤘다고요?
기자) 네,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루이지애나주와 미주리주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6대 3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연방 정부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이나 계정을 삭제하는 데 관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겁니다. 한편, 대법원은 7월 1일 끝으로 이번 회기를 마무리했고요. 여름 휴회를 가진 뒤 10월 7일에 새 회기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 조류독감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제약업체 모더나에 자금을 지원해 백신개발을 앞당기기로 했다고요.
기자) 모더나는 2일 미국 정부에서 1억7천 600만 달러를 지원받아 조류독감 백신 개발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의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의 자금은 H5N1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mRNA 기반 백신을 개발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mRNA 백신 기술은 코비드 백신에 사용됐던 기술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 는 성명을 통해 "mRNA 백신 기술은 코비드 팬데믹에서 입증된 것처럼 감염성 질병에 대처하는 데 있어 효능이나, 개발 및 생산 속도, 안정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포배양 방식이나 유정란을 사용해서 기존 독감 백신을 제조하는 데는 4~6개월이 걸리는데, 모더나는 현재 코비드 백신과 동일한 기전으로 작동하는mRNA 방식의 조류독감 백신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미 모더나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군요.
기자) 네. 작년에 모더나는 18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mRNA 방식의 조류독감 백신의 안전성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에는 현재 젖소에서 유행하는 H5 와 H7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도 포함돼 있습니다. 모더나의 mRNA 방식의 조류독감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대응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 복지부의 로버트 존슨 의약품대응부서장은 기자 회견에서 아직 모더나가 얼마나 많은 백신을 제조할 수 있을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초 미국 젖소에서 H5N1 바이러스가 발병하고 낙농업계 종사자들이 감염되면서 대응책이 나오는 거군요.
기자) 네. 처음에 미국 수의사들은 일부 젖소에게서 원인 모를 이유로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미국 농무부에 검사를 의뢰한 것이 지난 1월이었고요. 미국 농무부는 3월에 캔자스와 텍사스 등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 우유에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12개 주에서 132마리의 소가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관건은 사람에게 감염이 되는지 여부였는데 실제로 감염이 되긴 했었죠?
기자) 네. 전문가들은 문제의 H5N1바이러스가 소의 젖을 짜는 착유기를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건은 호흡기를 통해서도 동물들끼리 혹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가 감염되는지 여부인데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된다면 코로나 사태 때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퍼질 수도 있으니까요. 미국 보건복지부의 돈 오코넬 차관은 지난 주 기자 회견에서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릴 위험은 낮고,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당시엔 착유하는 사람의 눈으로 우유가 튈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글이나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라고 했었는데요.
기자) 앞서 젖소를 통해 변종 조류독감에 감염된 3명의 낙농업계 종사자 2명은 눈 감염 증세만 보였지만 세 번째 감염자는 호흡기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