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씨가 총기 불법 소지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운동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해 유죄 평결을 이끌어낸 검사들이 하원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입니다. 미 연방 대법원의 회기가 이달 말로 끝나는 가운데 대법원이 내놓을 주요 결정들이 뭐가 있는지 짚어봅니다. 이어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 씨가 결국 유죄 평결을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헌터 바이든 씨가 총기 불법 소지 혐의 관련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지법 배심원단은 11일 헌터 씨에게 적용된 3건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결정을 내렸는데요. 미 역사상 현직 대통령 자녀로는 처음으로 헌터 씨가 형사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운동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의 유죄 평결 소식에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성명을 내고 “재판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헌터가 항소를 고려하는 동안 사법 절차를 계속해서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질과 나는 사랑과 지지로 헌터와 다른 모든 가족을 위해 항상 곁에 있을 것”이며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헌터 씨 재판과 관련해 말을 아껴왔는데요. 앞서 아들이 유죄 평결을 받아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헌터 씨는 이번 평결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헌터 씨는 성명을 통해 결과에 실망하기보다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여준 사랑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헌터 씨 측은 항소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헌터 씨를 기소한 데 이어 유죄 평결을 끌어낸 데이비드 와이스 특별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의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헌터 씨가 어떤 혐의에 대해 재판을 받았던 거죠?
기자) 미 연방법은 마약중독자의 총기 구매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헌터 씨는 지난 2018년 10월, 총기 구매 시 작성하는 연방 서류에 마약 투약 사실을 허위로 기재한 후 총기를 구매해 11일간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헌터 씨가 마약중독 상태를 숨기고 총을 산 사실은 이후에 발간한 자서전을 통해 드러나게 됐습니다.
진행자) 헌터 바이든 씨에 대한 형량은 언제 선고될까요?
기자) 재판을 맡은 메리엘렌 노레이카 판사가 형량 선고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델라웨어 연방법원은 유죄 평결 이후 120일 이내에 형을 선고하는데요. 그러니까 11월 5일 대선 약 한 달 전에 선고가 나올 수 있는 겁니다. 헌터 씨는 우선 보호관찰 담당관들과 면담을 할 예정인데, 검찰과 피고 변호인 측은 이 자리에서 또 각자의 입장을 밝히게 됩니다.
진행자) 헌터 씨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직 모르는 거군요?
기자) 네, 헌터 씨가 기소된 혐의에 대해서는 최고 25년 형이 내려질 수 있지만 초범인 경우 최고형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헌터 바이든 씨가 직면한 재판이 또 있다는 점입니다. 헌터 씨는 오는 9월에 탈세 혐의에 대한 재판도 받게 될 예정인데요. 만약 이 사안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7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대선을 앞두고 아들이 두 차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 측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선거캠프는 헌터 씨 재판은 헌터 씨 개인적인 문제라는 점을 부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형사 처벌을 받게 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은 타격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형사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현직 미국 대통령을 통틀어 중범죄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첫 사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이에 바이든 캠프와 민주당 쪽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선거운동을 펼쳐왔는데요. 이제는 또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이 유죄 평결을 받게 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헌터 씨 유죄 평결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선거 캠프는 11일 성명을 내고 헌터 씨의 유죄 평결은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바이든 범죄 일가의 진짜 범죄에서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가족 범죄 제국에 대한 부패한 바이든의 통치는 11월 5일에 모두 끝나고, 다시는 어떤 바이든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정부 접근 권한을 판매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성명이 헌터 씨의 총기 불법 소유 관련 내용이 아닌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그간 헌터 씨의 총기 불법 소유 혐의에 대해서는 별로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헌터 씨가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을 이끌어낸 검사들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던 앨빈 브래그 뉴욕시 맨해튼지방검사장과 매튜 콜란젤로 검사가 오는 7월 12일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증언할 예정입니다. 7월 12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예정일 바로 다음날입니다.
진행자) 맨해튼 검사가 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던 거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입을 막기 위해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를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비용으로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였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에 대한 재판에 연방 법무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는데요. 이에 대해 법무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브래그 검사장 대변인은 11일 성명을 내고, “위험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정부기관을 존중하며 소위원회에 자발적으로 출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회기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은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에 시작돼서 6월 말 또는 7월 초에 회기가 마무리됩니다. 그러니까 이번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건데요. 보통 주요 사안들은 회기가 끝나기 직전에 나오긴 하지만, 아직 대법원이 들여다보는 사안 가운데 절반가량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P’ 통신은 이번 회기에 대법원이 총 61건을 심리했으며, 이 중 29건은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의 결정은 미국의 정치,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늘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죠?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매년 특히 더 시선을 끄는 사안이 있는데요. 올해 아직 결정이 나오지 않은 사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대통령 면책특권입니다. 이 사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습니다. 연방 법무부가 임명한 잭 스미스 특검은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는데요. 지난 2021년 의사당 난입 사건의 배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다고 본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이 사안이 대법원에까지 올라간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은 기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 등 행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할 때였기 때문에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하급심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결국 연방 대법원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이 사안의 경우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관련 재판 일정이 정해지고요. 무엇보다 11월에 있을 대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에서 다루는 주요 사안으로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문제도 대법원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 식품의약국(FDA)이 미페프리스톤을 우편으로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낙태 반대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입니다. 이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2022년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낙태권과 관련해 대법원이 다루는 첫 번째 소송이기 때문입니다. 낙태권은 오는 11월 대선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죠.
진행자) 총기 소유에 관한 결정도 나올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가정폭력으로 ‘총기 소지 금지 명령’을 받은 사람이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이 심리 중입니다. 여자 친구에게 폭력을 휘두른 뒤 총기 소지 금지 명령을 받은 이후에도 총기를 사용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텍사스 남성이 제기한 소송입니다. 1년 전, 대법원은 공공장소에서 총기 휴대를 제한하는 뉴욕주의 총기규제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는데요. 이후 여러 주에서 총기 규제가 위헌이라며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에서 내놓을 결정들, 또 뭐가 있습니까?
기자) 공공장소에서 노숙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위헌인지에 관한 소송이 있습니다. 대법원이 노숙자 관련 사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입니다. 오리건주의 한 공원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시 정부는 공공장소에서 야영하거나 잠을 자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했는데요. 이에 노숙자 3명이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노숙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하다 보니 해당 사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이밖에 페이스북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와 관련한 소송 3건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곧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금리 소식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군요.
기자) 연방준비제도는 잠시 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하고요. 7차례 연속 동결입니다. 이로써 지난 2001년 이후 23년만의 최고수준이 유지됐습니다. 연준은 이어 분기별 전망 요약에서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3회에서 1회로 줄일 것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번 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었는데요. 금리 정책이 중요한 것은 여러 사람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잖아요?
기자) 네. 연준의 금리 정책은 일반적으로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기준금리가 특히 주택담보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금리에 영향을 주죠. 금리가 동결되면 이런 차입 비용이 더 오랫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되겠죠. 그러면 잠재적인 주택 구입자들에도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겁니다. 높은 대출금리는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안겨 주니까요.
진행자) 앞서 발표된 5월 소비자 물가는 변동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상반기에 다시 오를 듯 하던 인플레이션 기운이 수그러드는 모양새네요.
기자) 미국 노동부는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의 월간 상승률이 0이라고 12일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5월 CPI가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월간 상승률 0%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 월간 상승률은4월엔 0.3%, 3월에는 0.4%를 기록했었습니다. 연 인플레는 3.3%로 계속해서 연준의 목표인 2%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과 달리 완화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저렴해진 휘발유 가격이 높은 주거비용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주택임대료는 3개월 연속 0.4% 상승한 반면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3.6% 하락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물가 상승에 지친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타깃 같은 주요 소매업체들이 식품부터 기저귀에 이르는 상품의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물가 압력이 계속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소비자물가지수가 기준금리와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2년 6월 9.1%까지 치솟았고 연준은 그 해 7월부터 1년 동안 11번 기준금리를 5.25% 포인트 인상시켜서 5.25~5.50%로 올려놓았습니다.
진행자) 연준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지표를 살펴보면서 금리를 결정하는데, 실제로 기준금리가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요?
기자) 네. 차입 비용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실업률이 4%로 낮고 고용이 활발하고 소비자 지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유권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 이전보다 물가가 높아졌기 때문이죠.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