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간단체가 북한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구강보건 사업에 대해 유엔으로부터 제재를 면제받았습니다. 이 단체는 잇몸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임산부, 고령자의 구강위생 증진을 위한 치과용 장비를 반입할 예정입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한국의 비정부기구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MAC)’의 대북 지원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습니다.
위원회는 17일 공개한 승인 서한에서 어린이 등 북한 취약계층에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이 단체의 ‘의료기기 지원사업’을 허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구체적으로 치과용 의료장비의 대북 반입을 위해 제재 면제를 신청했습니다.
제재 면제 품목은 승인일인 이달 13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대북 반입을 마쳐야 합니다.
제재위는 지난 5일 이뤄진 제재 면제 요청을 근무일 기준 6일 만에 승인했습니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이번 사업의 목적이 “임산부,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의 구강 건강과 영양을 증진하기 위한 의료 기기 제공”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수혜자는 치주질환 (periodontal disease), 즉 잇몸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입니다.
제재 면제를 받은 품목은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치아 등 보철물 생산을 위한 의료기기입니다.
특히 병원에서 자동으로 보철물을 설계∙제작∙가공할 수 있는 장비인 ‘밀링 장치(CAD/CAM Milling Machine)’와 이 장비에 사용되는 드릴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밖에 치과 보철물 제작을 위해 환자의 치아 모형을 스캔하는 ‘모델 스캐너 (model scanner)’와, 재료가 하나의 덩어리로 변형되는 소결 과정에 필요한 치과용 소결로 등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1997년 북한 아동 보건사업을 위해 의료인들과 시민들에 의해 설립됐으며, 같은 해 의약품 북송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는 그동안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건립과 대동강구역 병원 현대화 사업, 그리고 어린이 영양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북한 연구기관에 완제의약품과 생산 설비를 제공하는 사업 등을 벌여왔습니다.
한편 한국 내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대북 지원사업에 대한 유엔의 제재 면제 승인이 잇따르고 잇습니다.
앞서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달 초 온실 건설 지원을 통한 취약계층의 영양 개선을 위한 경기도의 지원사업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코로나바이러스 방역물자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진단장비 반입을 위한 `남북경제협력연구소’의 제재 면제 신청을 두 차례 승인했습니다.
이밖에 위원회는 지난 5월 북한 내 장애인 농업재활시설 사업을 위한 ‘국제푸른나무’의 온실 관련 물품 지원도 허가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