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서해상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경위 조사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새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3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발생한 북한 서해상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위 조사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첩보 상으로 북한의 시신 수색 정황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월 25일 한국 정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사건 전말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김 의원은 ‘김 위원장의 지시는 통지문 이외에 새롭게 재조사하라는 지시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했습니다.
국정원은 피살 공무원의 월북 여부와 사살 뒤 소각 여부에 대해선 “기존 국방부 입장과 동일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피살 공무원의 자진월북 정황과 북한군의 시신 소각 정황들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또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대응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며 “국경을 봉쇄하고 북-중 접경 지역 일부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말했다고 하 의원이 전했습니다.
또 비상방역법에 신종 코로나 관리를 못한 간부는 사형선고도 가능하도록 규정됐다고 국정원은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를 옮길 수 있다는 이유로 외부 물자와 한국 측 물자를 받지 않고 있고 올 8월 세관에서 물품을 반입한 직원들이 대규모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수해와 관련해선 “북한 최대 광물 매장지인 검덕 등에서 여의도 18배에 달하는 침수 피해가 발생해 8~9월의 납과 아연 등의 생산량이 30% 감소가 예상된다”며 “추곡 출하량도 평균 대비 20만t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새로운 잠수함을 2척 만들고 있고 이 중 하나에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탑재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 의원은 "로미오급 개량형과 신형 중대형 잠수함을 건조 중"이라며, "신형 잠수함의 구체적인 재원은 분석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상과 관련해선 몸무게가 집권 후 해마다 증가해 현재 140kg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국정원은 “2012년 8월쯤 90kg에서 8년간 매년 평균 6~7kg 증가해 지금은 140kg대”라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그러나 “종합적으로 건강에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다”며 “젊은 나이여서 비만이 그렇게 큰 건강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내년 1월 8차 당 대회를 통해 지금의 원수에서 대원수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에서 대원수는 과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부여된 호칭입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대해선 북한 국정운영의 전반에 걸쳐 관여하고 있고 8차 당 대회 때 노동당 내 직책이 지금의 후보위원보다 더 격상될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했습니다.
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이 당 창건 행사 총괄기획을 맡아서 국정 전반을 관여하고 있고 2개월 동안 김정은 위원장 수행을 중단했는데 방역 수해 등을 별도 관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최근 인민무력성을 국방성으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군사력을 방어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국제 통용 명칭을 사용해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조치로 국정원은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