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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장관 "공무원 피살 사건 남북대화로 해결"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 국회방송 캡처.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 국회방송 캡처.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공동조사 불응으로 한달 넘게 표류하고 있는 서해상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남북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과의 대북정책 조율에 발빠르게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해상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을 놓고 공동조사나 남북간 군 통신선 복구 요청에 불응하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단 북한과의 대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이인영 장관] “국제적인 환경 이것을 통해서 새로운 여론이나 압박을 조성해서 북을 움직이는 이런 부분들도 검토할 수 있겠으나 그 이전에 남북간 접근을 통해서, 또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이런 방법을 우선적으로 찾아봐야 될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의 반응을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엔 “북한 측이 시신을 발견하면 돌려보낼 조치 등을 언급한 바 있다”면서 “시신이 조금 늦더라도 발견돼 그것이 수습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노력은 저희가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의 이 같은 입장은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해 해당 사건을 조사케 하고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피살자 유가족의 주장과는 결이 다릅니다.

앞서 피살자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지난 2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면서 유엔을 통해 북한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 6일엔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에 동생의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북한은 지난달 21일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이튿날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이모 씨의 자진월북 여부와 북한군의 시신 소각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진상 규명을 위해 북한에 공동조사를 요청했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북한과의 협력을 추구하는 대북정책 기조도 유지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특히 “신종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거나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인영 장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이런 것들이 등장할 때 보다 능동적으로 보건의료 협력으로 나서는 게 필요하고 그것은 북을 돕는 것 이전에 대한민국 스스로의 코로나19 보건의료 방역태세를 훨씬 더 강화하는 이런 길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 드립니다.”

이 장관은 “신종 코로나 중심으로 보건의료 협력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자세로 임할 때 북한이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며 모든 것을 닫아건 상황과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의 식량난이 신종 코로나와 태풍 피해 등으로 인해 내년 봄 이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북 인도적 협력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통일부의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해 지원하는 부분들 외에 아직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며 국회에서 여야를 떠나 인도적 협력 지원에 공감대를 만들어주면 통일부가 힘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8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 남북협력기금으로 WFP의 북한 영유아와 여성에 대한 지원사업에 1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안을 심의, 의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한국 정부가 WFP를 통해 지원하려 했던 쌀 5만t을 비롯해 현재까지 한국 측의 WFP를 통한 식량 지원을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다음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묻는 질문에, 과거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 기조를 계승할지 여부에 한국 정부의 대응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인영 장관] “동맹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동맹의 입장을 많이 존중한다고 하니까 경우에 따라선 한국 정부가 미국의 신 정부가 들어선다면 그쪽과 얼마만큼 긴밀하게 소통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느냐, 이런 부분들도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클린턴 3기’라는 표현과 관련해 클린턴 말기 때 대북정책이나 페리 프로세스 등을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장관은 “그런 정책들이 합리성이 있으니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페리 프로세스는 지난 1998년 8월 북한이 대포동 로켓을 발사하고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의혹을 둘러싼 미국 내 보도가 잇따르면서 미-북이 미사일 문제로 다시 위기 상황에 빠질 당시 페리 미 대북 조정관이 내놓은 대북 포용 기조의 클린턴 행정부 대북정책입니다.

페리 조정관은 페리 프로세스를 내놓기에 앞서 1999년 5월 북한을 방문해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등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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