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자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 1명이 동부전선을 넘어 한국으로 넘어 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해당 북한 주민을 상대로 남하 과정과 망명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4일 “군이 강원도 동부지역 전방에서 감시장비에 포착된 미상 인원 1명을 추적해 오전 9시 50분쯤 안전하게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신병이 확보된 사람은 북한 남성으로 남하 과정과 망명 여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공조 하에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남성은 고성 지역의 민간인통제선 내에서 붙잡혔고 군의 신병 확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군과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은 이 남성을 압송해 신원 확인, 월남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지역에선 3일 오후 7시∼8시쯤 신원을 알 수 없는 1명이 철책에 접근한 상황이 포착됐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해당 부대에 대침투경계령인 ‘진돗개’를 ‘하나’로 격상하고 수색작전을 벌였고 신병 확보는 상황 발생 10여 시간 만에 이뤄졌습니다.
이 남성은 최전방 철책 일부를 훼손하고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전방 철책은 3중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3중 철책을 넘어올 때까지 군이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전방 철책에는 과학화경계감시 장비가 설치돼 있어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에 닿으면 센서가 울리며 5분 대기조가 즉각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센서의 정상작동 여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남성은 월남하기 이전부터 군의 열상감시장비, TOD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참은 이에 따라 해당 경계부대에 전비태세검열단을 내려보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3일 저녁부터 이어진 수색작전으로 민간인통제선 안에 있는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은 하루 동안 일반인 관광을 중단했습니다.
북한 국적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7월 31일 북한군 1명이 중부전선 임진강을 통해 망명한 이후 1년 3개월 만입니다.
2018년 12월 1일에는 북한군 1명이 동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망명한 사례가 있고, 2017년 11월 13일에는 북한군 병사 오청성 씨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망명했습니다.
오 씨의 경우 당시 북한군 추격조의 총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