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기소, 대북 최대압박 유지 신호…미-중 관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미국 워싱턴의 법무부 건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 법무부가 북한인과 중국인을 대거 기소한 것과 관련해 대북 최대 압박이 유지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했습니다. 또한 이번 조치가 급격히 악화되는 미-중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미 법무부가 북한인과 중국인을 무더기로 기소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인 최대 압박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It sends a strong signal to North Korea that the US is continuing its policy of Maximum Pressure. It should be realized that these are not new kinds of sanctions, they’re additional designations under existing sanctions, but the number of people sanctioned and the fact that they included Chinese nationals, is an indications that US means business.”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기소는 새로운 제재가 아니라 기존 제재에 인물을 추가한 것이지만, 제재 대상 규모와 중국 국적자를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미국의 진지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28일 미 법무부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해 25억 달러 규모의 돈세탁 등 제재를 위반한 북한인 28명과 중국인 5명을 기소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제재 위반 사건 가운데 미국이 기소한 최대 규모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기소와 관련 수사가 향후 북한의 추가 위반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겠지만 어렵게는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이번 기소를 통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미국의 메시지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US is showing that we will continue to implement all sanctions. If North Korea wants to sanctions to be lifted as they said, then these issues only can be discussed if there’s a meeting.”

미국은 계속 모든 제재를 이행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문제는 회담이 열려야만 논의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외교의 문은 열어 두면서도 제재 이행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번 기소는 미국과 북한이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To make anyone say, well, can we hold off on this? Because we are about to make great progress, but right now, I don’t think there’s anything like that”

협상에서 조만간 큰 진전을 볼 것 같으니 조금 기달려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는데, 지금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겁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번 사례는 보통 정치권에서 방해하기 어려운 법 집행 관련 사안으로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홍콩보안법 제정 문제로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조치가 양국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딘 챙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미국은 이번에 중국에게 대북 제재와 금수 조치 회피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챙 연구원]” Insofar as Chinese entities are directly hit, it will obviously hurt US-China relations.”

특히 중국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면 미-중 관계가 분명 손상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이번 중국인에 대한 미 법무부 기소로 중국은 분명 미국의 압력을 느끼고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시기와 방식은 모르겠지만 대북 압박에 대한 중국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It’s another irritation, and China surely feels under increasing US pressure and may respond accordingly. I don’t know how and when but they will probably become even less interested in putting pressure on North Korea.”

다만 이번 기소가 향후 미-북 대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힐 전차관보는 적어도 오는 11월 대선까지는 미-북 간 현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간 외교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외교 압박용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미-북 대화 재개 전망은 어둡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There is no prospect that North Korea will give up its nuclear weapons and therefore little prospect for a resumption of US-DPRK dialogue. North Korea has made clear its intention to strengthen its nuclear weapons capability, and Pyongyang can be counted on to find a way to evade sanctions in order to do so.”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핵무기 능력 강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북한이 그렇게 하기 위해 제재 회피 방안을 찾아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