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여행 제한...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시작

각국의 항공편 중단으로 여행객 행렬이 끊긴 남아공 국제공항 탑승수속 카운터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새로 등장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인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이 세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러자 많은 나라가 남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항공편을 봉쇄했습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됐습니다. 터키 화폐인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터키 제약 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세계의 관심은 새로운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집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새로운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보고했습니다. 새로운 변이는 애초 ‘nu’라고 불렸는데요. 나중에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하면서 여기에 ‘오미크론(Omicron)’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오미크론은 그리스어 알파벳 ‘O’를 말합니다.

진행자) 새로운 변이 출현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전에 등장한 델타 변이가 강력한 전염력으로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큰 피해를 줬는데요. 그래서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에 국제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미크론의 전염력이 델타 변이를 몇 배나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미크론의 변이 구조를 들여다본 과학자들의 예상입니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은 아닙니다. 또 감염된 사람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한편 남아공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들의 증상이 경미하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가벼운 두통과 몸살, 피로 등 증상만 나타난다는 겁니다.

진행자) 오미크론이 처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인됐다고 했는데,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감염자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보츠와나,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네덜란드, 이스라엘, 호주, 캐나다, 홍콩, 벨기에, 덴마크 등 13개 나라에서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특히 네덜란드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모두 13명이 나왔습니다. 최근 남아공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 내린 승객 약 600명 가운데 61명이 코로나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가운데 1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습니다.

진행자) 네덜란드 외에 유럽 내 다른 나라들에도 번지는 모양새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덜란드처럼 많지는 않지만 몇 명씩 감염자가 나와서 해당 나라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감염자는 대부분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아직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죠?

기자) 네. 하지만, 인접국인 캐나다에서 감염자가 나왔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리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은 28일 미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변이 출현으로 상황이 다급해지자 많은 나라가 아프리카발 항공편을 중단시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가 남아공을 포함에 레소토, 보츠와나 등 남아프리카에서 자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 운항을 전격적으로 중단시켰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에서 여행하던 사람들의 발이 묶여버렸습니다. 일부 국가는 아예 외국인 입국을 막았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가 그런 조처를 했습니까?

기자)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이스라엘은 이미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2주간 중단시켰습니다. 그리고 북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모로코도 29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역시 2주 동안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일본 역시 30일부터 외국인들의 신규 입국을 막는다고 밝혔는데요. 이같은 조치를 최소한 1달 동안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많은 나라가 남아프리카발 항공편을 중단시켰는데,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남아공 정부는 항공편 중단을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남아공이 스스로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전 세계에 알렸는데, 항공편 운항을 막은 것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여행 규제에 대한 WHO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너무 과잉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아직 오미크론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너무 앞선 조처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새로운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을 막을 대책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는 기존에 나와 있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 단계에서 가장 유효한 대책은 백신 접종이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오미크론이 나온 남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남아공 같은 경우는 백신 접종률이 20%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능이 있는 건가요?

기자)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을 막을 수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백신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모더나사는 오미크론에 대처할 새로운 백신을 이른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걸려 있는 이란 국기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과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이 복원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 6월 이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이후 중단된 상태로 5개월 만에 재개되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협상이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란 핵 합의가 어떤 내용인지 먼저 짚어볼까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 그리고 독일과 이란 핵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참고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그리고 러시아인데요.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여기서 탈퇴하면서 핵 합의가 좌초될 위기를 맞이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협상을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핵 합의를 점점 무력화하는 조처를 시작한 바 있는데, 그러자 핵 합의 당사국들이 이란과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핵 합의를 무력화하는 조처라면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와 양을 제한했는데요. 이란은 농축 농도를 높이거나 농축 양을 점점 늘리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거기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핵 합의를 무력화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협상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타결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왜냐하면 미국과 이란의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복원 협상에서 이란이 어떤 요구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 나라들이 대이란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지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고 해외에 있는 자산이 모두 동결돼 경제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의 요구는 다르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이 핵 합의 요구 사항을 먼저 지켜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진행자) 이란은 그간 협상 복원 문제를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걸 거부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유럽 쪽 당사국들과만 협상했고요. 이번에도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란과의 핵 협상과 관련해서 다른 조처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말리 이란 특사는 지난달 25일 이란의 핵 활동이 진전되는 것에 대비한 알려지지 않은 다른 대안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고요. 또 최근에는 협상이 실패하면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가치가 폭락한 터키 리라화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터키 화폐 가치가 계속 폭락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라화는 올해 달러화 대비 38%, 유로화 대비 32%까지 폭락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터키 중앙은행이 계속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는 오르고 외화대비 자국 통화가치는 하락합니다.

진행자)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데도 터키 중앙은행은 왜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는 거죠?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압력 때문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반적인 경제이론을 음모론이라고 반발하며,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중앙은행 총재들을 경질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터키의 기준 금리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15%입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19%에서 18%로 기준금리를 낮췄는데요. 10월, 다시 16%로 내렸고요. 지난 19일 또 15%로, 1%P 내렸습니다.

진행자) 달러화 대비 리라화 시세는 어떤가요?

기자) 지난 23일, 1달러 대비 13.45리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26일 기준, 달러당 12.42리라로 고시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 사회 전반에 혼란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리라화 급락이 외국인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무역 적자 등으로 촉발된 게 아니라 에르도안 정부 정책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터키 국민들에게 더 큰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제약업계 등은 이미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제약업계가 타격을 받으면 약을 구하기 힘들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터키인들은 리라화 폭락으로 수입 의약품 가격이 폭등하고, 공급이 중단되면서, 약품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제약업계는 어린이용 약을 비롯해 감기약, 당뇨약, 혈압약 등 일부 품목은 앞으로 몇 달간 사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건강과 직결된 약품을 구할 수 없으면 심각한 상황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탄불의 한 간호사는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뇌성마비와 간질을 앓고 있는 10대 아들을 위해 모든 곳을 다녀봤지만, 약을 구할 수 없었다며 언제 다시 약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