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마이클 코언 씨에 대해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과 검찰 측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검찰과 변호인의 최후변론은 다음주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미 환경보호청(EPA)이 미국 전역의 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더 빈번하고 심각해지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강제집행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강제노동에 연루돼 미국의 제재를 받은 중국업체 부품으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했다가 적발됐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으로 가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재판에 핵심 증인이 또 출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판 6주째를 맞은 20일, 마이클 코언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코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덮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인물로, 한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결사로 불렸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는 검찰 측의 핵심 증인이 되어 나흘째 법정에 섰습니다.
진행자) 이날 재판에서 코언 씨가 어떤 증언을 했습니까?
기자) 이 날은 코언 씨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이어 뉴욕 검찰 측이 이에 반박하는 질문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코언 씨는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스토미 대니얼스 씨에게 13만 달러를 지급했고,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그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코언 씨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증언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진행자) 피고인 측 반대신문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토드 블란치 변호사는 코언 씨가 트럼프그룹으로부터 받은 42만 달러 가운데 다른 기업에 전달하기로 한 돈을 비롯해 총 6만 달러를 가로챈 사실을 거론했습니다. 블란치 변호사는 “트럼프그룹에서 훔친 것이다. 그렇지 않으냐?”라고 물었는데요. 코언 씨는 이에 “맞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코언 씨는 이후 검찰 측 질문 과정에서 자신이 받은 42만 달러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코언 씨는 자신이 충분한 보수를 받지 못한 것에 화가 났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일종의 자구책으로 비용을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받은 42만 달러는 이번 형사 재판의 핵심인 법률 비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 씨에게 입막음 돈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의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뉴욕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돈을 법률 비용 등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34건의 사업 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는데요. 코언 씨는 따라서 자신이 받은 돈은 어차피 정당한 법률 비용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편 겁니다.
진행자) 이날 재판에 피고인 측 증인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측 증인인 코언 씨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기 위해 과거 코언 씨에게 법률 자문 역할을 했던 로버트 코스텔로 변호사를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코스텔로 씨는 코언 씨가 지난 2018년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을 당한 이후 완전히 정신이 나간 듯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코언 씨는 대니얼스 씨에게 입막음 돈을 지급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맹세까지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니까 코언 씨가 과거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말을 했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스텔로 씨의 태도가 이날 법정에서 문제가 됐다고요?
기자) 네,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가 코스텔로 씨의 증언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질책했습니다. 검찰이 이의를 제기하자 코스텔로 씨가 “이런(jeez)”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눈을 굴리며 한숨을 쉬기도 한 겁니다. 이에 머천 판사는 취재진의 퇴장을 명령하고는 코스텔로 씨를 향해 “내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런’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흘겨보지 마라. 눈을 굴리지 마라”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재판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원래는 20일에 증인 신문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따라서 머천 판사는 당초 21일에 검찰과 변호인에게 최후변론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었는데요. 이 날짜가 좀 늦춰졌습니다. 머천 판사는 다음주 월요일, 메모리얼데이 휴일을 지나고, 28일 화요일에 최후변론을 청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증인신문이 계속되는 겁니다?
기자) 네, 20일 코언 씨 증언을 끝으로 20명의 검찰 측 증인신문은 모두 마쳤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은 피고인 측 증인으로 총 3명을 부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피고 측 증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증언할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실제 증언대에 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재판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모금액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 중 나흘을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은 선거운동에 큰 차질을 주지만, 선거 모금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시작된 지난 4월 15일 하루 동안 36만 달러가 넘는 개인 기부금이 쏟아졌는데요. 평소보다 크게 많은 액수였습니다. 여기에 힘입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4월 한 달간 모금한 선거자금은 7천6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4월 한 달간 5천10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이는 전달인 3월 모금액 9천만 달러보다 훨씬 적은 금액입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대선 경쟁을 시작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월 모금액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두 후보가 4월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선거 자금은 바이든 선거캠프가 1억 9천200만 달러로 트럼프 선거캠프의 9천680만 달러에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환경 당국이 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경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20일 미 전역의 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더 빈번하고 심각해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는 강제집행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하수도 시설이 현재 어느 정도로 취약하다는 건가요?
기자) EPA는 지난해 조사 결과 상하수도 시설의 약 70%가 사이버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상하수도 시스템에서는 기본 암호를 변경하지 않거나 퇴사한 직원의 시스템 접근을 차단하지 않는 등 보안 수준이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상하수도 시설은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쓰고 마시는 물을 관리하는 곳이니까 만약의 경우 지역사회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만약 상하수도 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을 경우 정수 처리와 저장이 강제 중단되는 것을 비롯해 펌프와 밸브 손상, 화학물질 투입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재닛 매케이브 EPA 부청장은 하지만 많은 시설이 사이버 보안을 포함하는 위험 평가를 수행하거나 시스템 수행 방식을 알리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회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위험이 커지고 있죠?
기자) 네, 따라서 민간단체나 개인 차원에서 수도 공급업체 네트워크에 침입해 웹사이트를 다운시키거나 훼손하려는 시도도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웹사이트뿐 아니라 시스템 운영 자체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케이브 부청장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 이란을 “상하수도를 포함한 미국의 주요 인프라를 무력화하는 능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국가”로 꼽았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외국 세력이 미국 상하수 시스템에 접근한 경우가 있습니까?
기자) 네, `AP’ 통신은 작년 말 이란과 연계된 그룹인 ‘사이버 어벤저스'(Cyber Av3ngers)’가 펜실베이니아의 한 작은 마을 수도 공급업체를 포함한 여러 기관을 표적으로 삼아 원격 펌프를 수동으로 전환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올해 초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핵티비스트'라는 단체가 텍사스 공공시설 운영을 방해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중국과 연계된 그룹인 ‘볼트 타이푼’은 미국 내 상수도를 포함한 주요 인프라 시스템의 정보 기술을 훼손했다고 관리들이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악의적인 사이버 세력이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정부도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서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EPA는 강제집행 경고를 발령해 상수도 시설 기관에 사이버 위협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한편, 계속 조사를 이어가는 와중에 심각한 문제가 확인될 경우 관련 업체 등에 민사 또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자동차 소식입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의 제재를 받은 중국업체 부품으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했다가 문제가 됐다는데, 어떻게 밝혀진 건가요?
기자)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강제노동에 연루돼 미국의 제재를 받은 중국업체 부품으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했다고 20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해당 업체는 BMW와 재규어랜드로버, 폭스바겐입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21년 강제노동방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중국의 위구르 족이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박해를 받아온 신장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으로 만든 제품의 반입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이 문제가 됐는지 BMW부터 살펴 볼까요?
기자) 독일 자동차 제조사 BMW는 미니쿠퍼 차량 최소 8천대를 미국으로 수출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BMW는 쓰촨 징웨이다 기술그룹(JWD)에서 전자부품을 공급받았고,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본스(Bourns) 사가 BMW에 납품했습니다. 문제가 된 중국회사 쓰촨 징웨이다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재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진행자) BMW는 어떻게 해명을 하고 있나요?
기자) BMW는 해당 부품 수입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고, 영향을 받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조치를 하겠다면서 인권보호와 강제노동 금지를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본스 사가 지난 1월 해당 부품이 제재위반 품목이란 사실을 BMW에 알려줬었는데도, BMW는 적어도 4월까지 금지된 부품이 포함된 차량을 계속 들여왔다고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규어랜드로버도 비슷한 사안이겠네요
기자)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공급망에 문제가 있는 부품이 있다는 사실을 통보 받은 후에도 쓰촨 징웨이다가 만든 부품이 포함된 교체 부품을 들여왔다고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규어랜드로버도 해명을 했을텐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재규어랜드로버는 해당 부품이 구형 모델에 사용됐고 교체용으로만 사용됐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 제조업체 쓰촨 징웨이다가 제재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통보 받은 즉시 부품 배송을 중단했으며 기존 재고는 모두 파기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폭스바겐은 상원의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자진해서 이미 보도자료를 냈었다고요.
기자) 폭스바겐은 지난 2월 포르쉐 1천대, 수 백대의 벤틀리, 수 천대의 아우디 차량이 제재 부품을 포함하고 있어 미국 세관에 압수됐다고 보도자료를 냈었습니다.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 차량에도 쓰촨 징웨이다의 전자 부품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진행자) 세계적인 제조사들이 연루됐는데요. 또 다른 제조사는 없었나요?
기자) 볼보 역시 해당 부품을 공급받았지만 그 부품으로 차량 생산은 아직 안했다고 상원 재무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상원 재무위원회의 론 와이든 위원장은 제조사들이 공급망에서 어떤 강제노동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면서, 재무위원회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할 수 없는 일을 밝혀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동차 업체들의 자체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