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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대북제재 공백 여전…이행 검증 강화, 제3국 공조 필요"


지난 10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이 열렸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지난 10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이 열렸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미국 내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 집행에 여전히 공백이 존재한다며, 현행 제재 틀의 보완과 이행 검증 강화 등을 제안했습니다. 또 제3국과의 공조 강화 등 국제 사회와의 협력도 강조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드레아 미헤일레스쿠 전 국무부 대북 제재 담당 선임고문은 13일 조지 워싱턴 대학이 주최한 화상 행사에서, 대북 제재 집행에 여전히 ‘공백’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미헤일레스쿠 전 선임고문] “I am highlighting that there are sanctions gaps. And we like to think about what more can we sanction on North Korea and what other targets are there that we can go after.”

미헤일레스쿠 전 선임고문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10일 진행한 열병식에 최대 미화 수천만 달러가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이 방영한 열병식 내에서 제재위반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열병식 중계화면에는 유엔 안보리가 사치품으로 규정해 대북 반출이 금지된 평면 스크린 TV, 일본 기업 캐논의 카메라, 다수의 첨단 촬영 장비 등의 모습이 보였다는 겁니다.

또 북한이 지난 몇 년간 미화 약 60만 달러 상당의 백마를 러시아에서 구입했다며, 열병식에 등장한 백마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더라도 달러 지불 등 구입 과정이 제재 위반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헤일레스쿠 전 선임고문은 기존 대북 제재 틀의 한계를 보완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며, 향후 대북 제재에 추가할 수 있는 대상과 제재 위반 적발을 위해 추적할 수 있는 표적에 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이 주관한 대북 경제 포럼에서 제재 전문가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이 주관한 대북 경제 포럼에서 제재 전문가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제재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은 북한이 제3국의 위장회사 등을 이용한 ‘문어발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애셔 전 선임자문관은 네트워크에 개입된 수많은 회사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대북 제재 대상과 기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미 사법당국이 제재를 부과하고 제재 위반자를 기소하는 것만으로는 북한의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없다며, 제재 대상자들은 단순히 회사명을 바꾸고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애셔 전 선임자문관] “ The point is it is just huge, and it doesn't mean the North Koreans are invincible. But what we need is a sanctions verification and compliance effort that is equivalent to what we do an arms control with like nuclear weapons treaties and things. We've got to get ahead of it.”

애셔 전 선임자문관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협약 등을 통해 군비 통제를 하는 것과 동등한 수준의 제재 이행 검증과 준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해외 정부의 ‘완전한’ 협조 없이 제재 부과만으로는 기업을 폐업까지 이르게 할 수 없다며, 미 부처 간 다층적 협력 뿐 아니라 국제 사회 노력 등이 있을 때 최대 압박이 구현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애셔 전 선임자문관] “It (maximum pressure) really is an across the board, multi-level interagency and international effort to go after North Korea's access to money and the modalities generated.”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제재 등 미 행정부의 독자 금융 제재만으로는 최대 압박의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북 제재 대상 기업들이 손쉽게 새로운 기업체를 설립하거나 이미 설립된 회사 중 바로 인수가 가능한 회사 (off-the-shelf company)를 매입해 사업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는 겁니다.

와츠 전 위원은 현 상황을 ‘두더지 게임 (Whac-A-Mole activity)’에 비유하며, 불법 행위에 관여한 기업에 대북 제재를 부과하면 새로운 기업체가 설립돼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So, I would say it is difficult to maintain maximum pressure just from one side. I think global events right now undermine the maximum pressure campaign because maximum pressure has to be maintained from all angles and from all countries.”

와츠 전 위원은 미 행정부 한 쪽의 노력으로만 최대 대북 압박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모든 방면과 각국에서 대북 최대 압박이 유지돼야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참여 부재와 제재 완화 요구 움직임 등으로 국제 무대에서 최대 압박 캠페인이 약화되고 있다고, 와츠 전 위원은 지적했습니다.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은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을 저지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정권이 불법 행동에 막대한 비용을 치르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국제 사회의 일부가 되려 하지 않는 한 정권의 생존 능력을 억누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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