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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미국 대선…경합주 당락 결정, 확정 지연될 수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가 3일 실시됩니다. 주요 경합주 투표 결과와 여성, 노인층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미 역사상 가장 많은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한 가운데, 당선자 확정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내년부터 4년 간 미국을 이끌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3일 미 동부시간 0시, 북동부 뉴햄프셔 주의 산간마을 딕스빌 노치를 시작으로 만 하루 동안 전국 50개 주와 워싱턴 DC에 걸쳐 진행됩니다.

딕스빌 노치의 이른바 ‘자정 투표’는 과거 광산마을이었던 시절 자정에 투표하고 이른 새벽 일터에 가던 전통에 따른 겁니다.

나머지 지역은 주별로 정해진 시간에 따라 동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투표가 시작됩니다. 투표 마감도 동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집니다.

동부 시각 오후 7시 버지니아와 버몬트 등부터 마감돼 캘리포니아 등 서부 지역에 이어 자정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끝으로 모든 투표가 종료됩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임기 4년의 대통령 외에 상원과 하원 의원, 주지사와 지방 단위 기관장 등을 동시에 새로 뽑습니다.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은 총 100석 중 3분의 1 정도인 35석을, 하원은 435석 전원을 이번 선거에서 새로 선출합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당인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추가 4석을 확보하면 2014년 이후 16년 만에 상원을 탈환합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민주당은 3석을 추가로 확보하면 상원을 장악하게 됩니다.

그밖에 11개 주에서 주지사와 부주지사, 10개 주에서 검찰총장, 그리고 7개 주 내무장관 등 총 29개 주에서 165개 주정부직이 이번 선거에서 새로 선출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시간주 프리랜드 국제공항에서 선거유세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시간주 프리랜드 국제공항에서 선거유세를 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당락을 결정한 첫 번째 요소는 무엇보다 경합주 투표 결과입니다.

그동안 미 여론조사기관들과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북부 ‘러스트 벨트’의 미시간, 위스컨신, 펜실베이니아와 남부 ‘선벨트’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6대 주를 최대 경합주로 꼽아왔습니다.

최근엔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와 조지아를 비롯해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도 경합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6대 핵심 경합주의 선거인단은 101명, 새롭게 경합 지역으로 떠오른 4개 주의 선거인단은 78명으로 이들 10개 주에 걸린 선거인단은 총 179명에 달합니다.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가져가는 후보가 대통령이 됩니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6대 핵심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맹추격 속 바이든 전 부통령은 2일 현재 2.7%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현재 가장 많은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1%포인트 차, 다음으로 많은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2.9%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서는 등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29일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플로리다가 (민주당의) 파란색으로 변하면 게임은 끝”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전 부통령] “Right here in Florida, It’s up to you. You hold the key. If Florida goes blue, it’s over. It’s over.”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미라마에서 드라이브인 선거유세를 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미라마에서 드라이브인 선거유세를 했다.

선거인단이 세 번째로 많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역전해 0.6%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조지아는 1992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던 곳으로 공화당 유권자들의 민심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도 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승리를 안겨줬던 핵심 지지층인 저학력, 저소득의 교외 지역 백인 남성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교외 지역 여성과 노년층의 지지가 관건입니다.

교외 지역 여성과 65세 이상 노년층 유권자들 사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표심을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잡을수 있을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교외 지역 거주 여성들을 향해 “제발 저를 좋아해주시겠습니까?”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So can I ask you to do me a favor? Suburban women, would you please like me? I saved your damn neighborhood, ok?

이런 가운데 올해 투표는 미 선거 역사상 가장 많은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한 선거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미국선거 프로젝트’ 집계에 따르면 2일 현재 조기 현장투표와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는 9천600만 명으로, 지난 2016년 대선 전체 투표 수의 3분의 2 규모입니다.

사전투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편투표는 본인 인증 절차 등 현장투표에 비해 개표 준비 절차가 까다롭고 주마다 개표를 시작하는 시점도 다릅니다.

따라서 올해 선거 결과는 종전과 달리 투표일 저녁이나 다음 날 새벽까지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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