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서해 발사장을 증축하고 있는 정황이 위성을 통해 포착됐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장에 남아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흔적을 훨씬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차원의 위협이라는 겁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2년 4월 8일 동창리 서해 발사장.
장명진 발사장 총책임자는 ‘은하3호’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전용 가능성을 묻는 ‘VOA’의 질문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장명진 동창리 발사장 총책임자] “기자 선생님, 대륙간 탄도로케트가 되려면 갱 속에 숨든지 끌고 다니던지 이케 돼야지 저렇게 노출돼서는 전쟁에서 쓰지 못합니다, 저렇게 노출돼 가지고. 저렇게 30m 되는 거 지하에다 어떻게 넣갔습니까? 두 번째 끌고 어떻게 다니갔습니까, 저거를, 긴거.”
이동식이 아니라 선제타격 될 수 있는 고정식 발사대라는 게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의혹을 부인하면서 내세운 이유입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최근 포착한 발사장 동향이 특히 주목 받은 건 이 때문입니다.
바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 발사체 엔진을 올해 들어 네 번째 실험한 흔적을 발견한 겁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발사장의 증축 보다 이 부분을 훨씬 더 우려합니다.
브루스 벡톨 안젤로 주립대학 교수는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KN-08이 판세를 뒤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It’s an absolute game changer; it takes away the warning time that the United States, South Korea, and Japan have…”
북한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사전 포착이 어려워 미국, 한국, 일본이 갖추고 있는 각 단계의 방어체제를 운용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우려입니다.
벡톨 교수는 ‘KN-08’이 2012년 4월 처음 공개된 점을 감안할 때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38 노스’가 포착한 대로 북한이 로켓 지지대를 20m 이상 높인 건 사거리가 늘어난 더 큰 미사일을 쏘겠다는 것이고 미국을 겨냥한 의도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연구원] “The North wants to be able to put the United States in jeopardy to both raise its visibility…”
북한이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가시적 신호를 보내면서 미국이 위협하면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로 증축된 시설 자체가 가하는 위협에는 대비가 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동창리 발사장에 고정돼 있는 발사대는 선제타격에 취약한 만큼 실제 공격용으로는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A fixed installation is not useful as an attack mechanism. Another words, if they began to load a missile onto that, it would be vulnerable to attack…”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그런 종류의 시설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대신 이 발사대가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 (TEL)에 올릴 로켓을 시험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The real issue is that then gantry system can be used for further development of a longer-range ICBM which itself can be put on a mobile erecter launcher system…”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이 이동식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를 개발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규정하고, 북한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4차 핵실험을 자제하고 있지만 그들이 원할 때 언제든 실험을 감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