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북한 억류 2년을 맞아 가족들이 석방을 기원하는 영상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고통을 호소하는 가족들 표정과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어둡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가족들은 축하할 수 없는 기념일을 맞았습니다.
케네스 배 씨가 2012년 11월3일 함경북도 나진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된 지 2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가족들은 이날 배 씨를 기억하고 그의 귀환을 기원하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석방기원 영상]
배 씨 억류의 심각성과 장기화를 우려하는 미 정치인들과 언론 보도, 그리고 가족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화면에 비친 어머니 배명희 씨의 어두운 얼굴에서는 희망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석방기원 영상]
그동안 수없이 아들을 격려하며 인내를 당부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똑같은 말을 되풀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가족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배 씨와 가족 모두 상상치 못했던 아픔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배 씨 뿐아니라 가족 모두 억류된 것과 마찬가지이고, 말할 수 없는 심적 고통과 불안감을 견디고 있다는 겁니다.
또 몇 달째 배 씨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고 석방을 기약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심경도 전했습니다.
특히 수용소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을 배 씨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고 토로했습니다.
가족들은 이번에도 북한 당국에 용서를 구했습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배 씨를 석방시켜 달라는 거듭된 요청입니다.
이어 미 국무부에 배 씨를 잊지 말고 그의 석방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여동생 테리 정 씨는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오빠에게 조금만 더 견뎌달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억류 7백30일. 가족들은 얼마나 더 오랫동안 같은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