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발사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미국의 미사일 발사 장면을 편집한 가짜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자신들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수중 사출시험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2분이 조금 넘는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물 속 잠수함에서 거대한 탄도탄이 발사돼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발사 순간 잠수함 선체에서 엄청난 양의 흰색 기포가 발생하고 발사된 탄도탄은 곧장 수면을 향해 수직으로 솟아올라 강렬한 섬광과 함께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올라간 뒤 폭발하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동영상은 이와 함께 자신들의 SLBM 시험발사 성공으로 미국의 핵우산이 소용없게 됐다며 괌이나 하와이 앞바다에서 불시에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게 됐고 서울에 미사일 한 두 발만 떨어져도 극도의 혼란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는 자막을 계속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미국 잠수함의 미사일 발사 영상을 동영상 모음 웹사이트인 유튜브에서 따 짜깁기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물 속 잠수함에서 탄도탄이 발사되는 장면 10여 초 가량이 화면 구도와 배경 그리고 탄도탄의 모습 등 모두 미국의 트라이던트 미사일의 발사 장면과 똑같다는 설명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북한이 이번에 쐈던 북극성이라는 미사일은 주둥이 부분이 깔대기처럼 생겼는데 동영상에 나온 것은 미국의 트라이던트 미사일과 똑같이 유선형으로 생겼습니다.”
신 대표는 또 북한의 신포급 잠수함은 몸통 중간에 불룩 튀어나온 함교 부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선 대형 잠수함처럼 몸통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 SLBM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이나 중국 정부 당국자 등은 북한의 개발 수준이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이런 반응 때문에 북한의 선전선동 담당자들이 무리하게 동영상을 올린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국책연구기관의 북 핵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미국을 최대 적으로 규정하면서 미국 미사일 발사 장면을 훔쳐 선전물을 만든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그만큼 북한 내부 사정이 어수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