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임 목사가 북한에 계속 억류돼 있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월 말 북한에 입국했다 억류된 캐나다의 한인 임현수 목사가 30일 평양의 인민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임 목사는 지난 1월 말 북한에 입국한 뒤 외부와 연락이 일절 두절된 상태였으며,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6개월 동안 임 목사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공식적인 발표도 하지 않았었습니다.
임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 사업과 관련한 실무면담을 위해 라선시에 입국한 뒤 2월 1일 라선을 출발해 2일 평양에 들어갔다가 해당 기관에 단속됐다고 말했습니다.
임 목사는 이후 2월 3일부터 21일 간 격리돼 있는 동안 반공화국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와 확증 사업이 진행됐고, 격리기간이 끝난 2월 24일부터 해당 법기관에서 정식으로 법적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신이 저지른 가장 엄중한 범죄는 북한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한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임 목사의 이같은 기자회견 내용이 자의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 당국의 강요에 의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억류 외국인들을 내세워 종종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습니다.
한편, 캐나다 외교부는 30일 임 목사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VOA’의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북한에 여전히 억류돼 있는 임 목사 사건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는 또 임 목사에 대한 영사 접근과 사건 해결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임 목사를 위해 더 이상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인교회인 큰빛교회 담임목사인 임 목사는 지난 1997년 이후 북한을 1백 회 이상 방문하면서 고아원과 탁아소, 양로원 등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해왔습니다.
지난 1월 말에도 인도주의 사업을 위해 북한에 입국했고, 2월4일 캐나다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평양으로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