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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억류 임현수 목사 언급 목사들 "강압된 기자회견"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지난달 30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진 기자회견 중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지난달 30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진 기자회견 중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일부 목사들과 그가 담임인 큰빛교회가 ‘VOA’에 첫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부 목사는 매우 안타깝다면서 임 목사의 발언은 강압에서 나온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임 목사의 활동은 북한의 체제 전복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문기사 보기] N. Korea Accused of Forcing Detained Pastor to Make False Confession

임현수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캐나다 토론토의 큰빛교회가 지난달 31일 평양에서 열린 임 목사의 기자회견에 대해 첫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교회 임시대책위원장인 표인근 장로는 3일 ‘VOA’에 지난 1일 긴급 당회를 열어 교회의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표인근 장로] “현재 임 목사님에게 가해지는 혐의에 대해서는 논박할 생각은 없고 다만 임 목사님이 지금까지 한 모든 활동들은 북한 주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이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북한 동포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100 차례 이상 오고 갔으며 임 목사님의 긍휼과 자비의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을 것이기에 저희들은 단순히 빠른 시간 내에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표 장로는 가족과 교회 모두 임 목사가 오는 8.15 광복절에 맞춰 석방되길 바라고 있다며, 캐나다 정부가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큰빛교회 측은 임 목사의 기자회견 내용에 일일이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임 목사의 조속한 석방을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임 목사는 지난 20여 년 간 북한에 대한 대규모 인도적. 개발 지원을 해오다 지난 1월 말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임현수 목사는 평양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최고 존엄을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제가 저지른 가장 큰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한 것입니다.”

임 목사는 기자회견 뒤 눈물을 계속 닦아 진심이 아닌 강요에 의한 회견이란 의문을 갖게 했습니다.

많은 기독교계 지도자들 역시 임 목사의 이번 회견이 북한 당국의 협박에 의한 것이라며 임 목사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기독교 연합기관과 교단, 단체들로 구성된 한국기독교공공 정책협의회와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3일 성명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북한 당국이 임현수 목사를 조건 없이 송환해 남북관계 개선에 물고를 트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임 목사의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미국 내 일부 한인 목사들은 특히 ‘VOA’에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임 목사가 다섯 번째로 언급한 미 중서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교회의 김경식 목사입니다.

[녹취: 김경식 목사] “선의적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비정치적인, 인도주의적인 마음으로 오랫동안 변함없이 지원했던 것을 그 분들 (북한 정부)이 더 잘 알죠. 이런 식으로 억류시키고 강압적으로 위협해서 누가 들어도 임현수 목사가 스스로 만들어낸 내용이 아닌데, 그런 것에 대해 저렇게 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고요. 반북이 아니라 북한을 품고 불쌍히 여겨서 참 긍정적으로 그들의 문을 열고 통일이 선의적으로 되길 기대했던 것이지 우리가 전복하려는 의도는 없죠. 거기에 언급된 목사님들이 전혀 반북주의자들이 아닙니다.”

김 목사는 임 목사의 방북 직전 브라질에서 함께 선교를 했다며 거론된 목사들은 대부분 임 목사의 입장을 이해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돼 불쾌하기 보다 오히려 임 목사를 위해 더욱 기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임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반공화국 모략음모 책동을 벌이는 단체와 인물을 대라는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의 질문에 북남미 지역 한인 목사 6명과 한국의 목사 7명을 호명했습니다.

임 목사가 호명한 또 다른 H 목사는 ‘VOA’에 “너무 안타깝다”며 “임 목사의 발언은 모두 북한 당국의 강요에 의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목사와 선교 동역을 하며 친분이 두터운 H 목사는 “임 목사의 순수한 동포사랑은 그를 아는 사람은 모두 잘 알고 있다”며 그가 “북한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이라고 말했습니다.

휴스턴 언덕교회의 옥승웅 목사는 임 목사를 초청해 북한에 대해 한 차례 강연을 들은 인연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옥승웅 목사] “저희가 해마다 부흥성회를 하는데 임 목사님 모시고 과거 집회를 했었습니다. 주로 선교에 대해 하시면서 목사님이 북한에도 전문가이시니까 북한의 상황에서도 언급을 하신 거죠. 선교를 통한 통일과 북한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말씀을 하셨습니다.”

임 목사 억류 배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VOA’에 임 목사가 세계선교 동역네트워크 (KIMNET)와 언덕교회에서 했던 강의 동영상이 부주의로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인 ‘유투브’에 올려졌던 게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 목사가 호명한 일부 목사들은 임 목사 자신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북한 당국이 강제로 지목한 목사들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자유를 위한 미주한인연합(KCC/UTD)의 국제대표인 손인식 목사는 ‘VOA’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게 오히려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 목사의 기자회견은 북한이 얼마나 인권 존중에 대해 두려워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손인식 목사] “제가 한 두 가지 느끼는 것은 얼마나 임현수 목사님이 그동안 고초를 겪었을까……그게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분인데..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얼마나 고초를 당하셨으면 그런 얘기를 자기 입으로 해야 했을까? 두 번째는 굳이 그렇게까지 거명을 해가면서 질문 형식으로 답변을 하게 하는 것을 보면 그 만큼 인권에 대한 거론과 세계 여론 형성에 아주 히스테리컬 하게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것을 참 두려워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구요. 인간의 존재, 인권이란 것은 곧 하나님이 부여하신 신권인데 그 신권을 성경이 말하는 대로 가르치고 선포한 게 ‘의’라면 그 신권을 무너트리려는 이 땅의 어두운 세력에게는 그 게 ‘반공화국 음모책동” 이구나 하는 상대적 가치관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는 계기도 됐습니다”

북미의 여러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사랑과 동포애적 사랑으로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방법은 손인식 목사처럼 열악한 민생과 인권 환경에 놓인 북한 주민들을 대신해 세상에 목소리를 높여 변화시켜야 한다는 측과 임현수 목사처럼 인도적 지원을 통해 사랑을 전달해야 야 한다는 두 갈래로 크게 나눠집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기독교의 가르침을 따라 하는 행동들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 기독교계의 북한 전문가인 하광민 박사 (생명나래교회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은 북한 당국의 주장처럼 체제전복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광민 박사] “우리 기독교가 북한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큰 의미로 인도적 지원이라고 하죠. 성경에 나와있는 대로 아무런 목적을 바라지 않죠. 그들의 체제전복을 원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을 그대로, 더 많이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줘야 하는 게 성경적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무슨 목적을 갖고 준다는 것은 잘못된 지적입니다. 북한 이웃들에게 또 우리가 주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도 있지만 동포적 사랑입니다. 동포적 사랑이 없다면 그렇게까지 우리가 고생을 하고 많은 거금을 들여 해외에 있는 분들이 그렇게 먼 곳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동포적 사랑과 예수님이 주신 사랑을 더해서 함께 가는 거죠.”

이런 배경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지금도 북한에서 다양한 인도적 지원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북한 무산 출신의 한 탈북자 목사는 지난 2013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청문회에서 북한 정권이 기독교를 탄압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탈북 목사] “북한 사회는 김일성이란 교주에 주체사상이란 경전에 의해 유지되는 국가라 볼 수 있습니다. 그와 배치되는 기독교 등 다른 종교가 들어 갔을 때 김일성 종교는 무너지고 훼손된다는 겁니다. 그럼 그 사회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이라고 불렀던 김일성이 진짜 하나님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알 때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겁니다. 그 걸 막기 위해 박해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북한 정부는 신앙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고 국내 500 곳에 1만 4천 명의 신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에서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심각한 종교 탄압이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임현수 목사를 통한 선전 행위들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3일 임 목사가 평양의 봉수교회 예배에 참석해 설교가 아닌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속죄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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