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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4년...북한 간부 130여 명 처형"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지난 4년 간 `공포정치'로 유일지배체제를 강화했지만 권력층 내부의 운명공동체 의식은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또 장마당 같은 시장경제의 확산으로 앞으로 수 년 안에 김 제1위원장이 본격적인 개혁개방 여부를 놓고 갈림길에 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수석 박사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4년 간 집권하면서 북한 간부들을 다수 처형하는 등의 공포정치로 유일지배체제를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박사는 ‘김정은 정권 4년 평가와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26일 서울에서 열린 학술회의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 기간의 김정은 체제를 ‘수령유일 공포체제’로 규정했습니다.

이 박사는 김정은 시대 들어 2인자나 실세는 예외 없이 숙청을 당했다며 리영호와 장성택, 현영철 숙청에 이어 최근 최룡해 마저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정치적 또는 정책적 이유가 아닌 주로 개인적 감정에 근거해 숙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수석 박사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정은 시대 와서 4 년 동안 처형된 간부만 1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사실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100여 명이 좀 넘습니다. 한 130여 명에 이르는 그 정도까지 파악되고 있는데 그만큼 김정은의 공포통치는 북한 간부들에게 두려움이고 권력엘리트들을 옥죄는 통치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연로한 간부들에게 욕을 하거나 자신이 벽을 문이라 하면 열고 들어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등 안하무인격의 발언이나 비현실적인 지시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박사는 이와 함께 핵심 측근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북한 군에 지난 1980년대에 만들어진 ‘알았습니다’라는 군가를 새삼스럽게 보급하면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맹종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박사는 이런 공포정치가 일시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면서 중장기적으론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핵심 측근들이 숙청과 처형에 대한 불안감으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조언을 기피하고 생존을 위한 책임 회피는 물론 허위보고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한 해외 파견 일부 간부들은 망명까지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에 또 다른 주제발표자로 나온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장마당과 같은 시장의 확산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고 이미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은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380여 개의 종합시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교수는 한국 통일부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 2011년에서 2013년 사이 북한에서 장사를 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25%나 나왔다며, 이는 노인과 아동 인구 등을 빼면 사실상 한 가구에 한 명은 장사에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교수는 특히 정권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권력층의 충성 뿐아니라 일반 주민의 지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전반적인 복지 수준 향상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의 시대가 ‘경제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이 펴고 있는 경제정책에 대해선 사회주의체제 특성상 부분적인 경제관리 개선 조치는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고 핵 문제나 열악한 투자환경으로 해외자본 유치도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머지 않아 선택의 기로에 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조동호 교수 / 이화여대] “앞으로 빠르면 3 년 길면 5 년 내에 김정은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될 것입니다. 이제 시장을 없앨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보다 본격적인 개방개혁 쪽으로 갈 거냐 아니면 무리를 해서라도 과거로 돌아갈 거냐, 그런 갈림길에 조만간 설 것이고 따라서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도록 하는 그런 정책이 (한국 정부에) 향후 2~3 년 간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조 교수는 김정은 시대 들어 농업생산과 재정 규모, 그리고 북-중 무역 등의 증가로 쌀값과 환율 같은 거시경제 지표는 호전되고 있지만 시장 활성화와 함께 지역 또는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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