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 장관 "개성공단 임금 전용, 다양한 경로로 파악"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통치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최근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여러 경로로 파악한 내용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됐을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선 확증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려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유입된 정황이 있다고 한 최근 발언에 대해 자금이 들어간 증거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홍 장관은 15일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자금의 70% 정도가 북한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로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이는지 여부에 대해선 확증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에 대한 우려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홍용표 통일부 장관] “어떤 증거를 이야기한 게 아니고 그런 우려를 뒷받침할 만한 것을 염두에 두고 말씀을 드렸고 또 그것을 차후에 설명을 드린 것이고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의 엄중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말씀 드린 것이고 그런 저의 진의를 이해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홍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된 자금이 북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우려가 있고 정부도 여러 가지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 장관은 또 14일 한국방송공사 (KBS)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 돈은 핵이나 미사일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개성공단의 임금 전용 여부에 대해 정부가 다양한 경로로 추적 분석해 왔고 그 판단에 따라서 홍 장관이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또 개성공단 임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전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묵인했다면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개성공단 임금 전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남북관계에서 개성공단이 갖는 의미와 효과에 대해 국제사회가 인정해 왔고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자금을 전용하고 있는 곳으로 지목한 북한 노동당 서기실은 최고 지도자의 비서실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서기실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985년을 전후해 신설된 서기실은 당초 정책 결정이나 국정엔 관여치 않고 당내 보고 문건을 최고 지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만 맡았지만 지금은 통치자금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등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광진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김광진 선임연구위원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치자금도 각 부서들에서 조성을 하고요, 그것이 최고 통치자에게 선물로 상납을 하는데 그것이 종합적으로 취합되는 게 노동당 서기실이고, 연간 현금으로 대략 3억 달러 정도 됩니다.”

노동당 39호실은 형식상 노동당의 외화를 전담 관리하는 부서지만 실제는 북한 당국의 외화관리 총괄부서입니다.

대성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을 소유하고 있고 위조 달러 제작이나 마약 거래 등을 통한 외화벌이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광진 선임연구위원은 서기실 등에서 관리하는 통치자금은 최고 지도자의 우선관심 사안에 배정되기 때문에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