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 본토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미 의회 산하 감사기구가 밝혔습니다. 이 기구는 요격미사일 확충 계획도 충분한 기술적 검증 없이 급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회계감사원 GAO가 17일 미 국방부의 미사일 방어 계획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회계감사원은 이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수 백억 달러를 투자해 지상발사 중간단계 방어체계 GMD를 구축했지만 8번의 요격실험 중 4번만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상발사 중간단계 방어체계는 미 본토로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비하는 요격체계로, 요격 미사일을 지상에서 쏴서 대기권 최외곽층인 외기권에서 맞히는 것입니다.
회계감사원은 보고서에서 제한된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만 미 본토를 방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국방부 작전실험평가국 (DOT&E)을 인용해,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적은 수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됐을 때를 가정했을 때 지상발사 중간단계 방어체계는 부분적인 요격 능력 만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능력들은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 증명이 필요한 핵심 능력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 다표적 탄도미사일 동시 요격 (salvo intercept) 등이 제시됐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금까지 비행실험 결과 지상발사 중간단계 방어체계가 작전상 유용한 방어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보고서는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망의 핵심 요소인 요격미사일을 확충하는 작업이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상배치 요격미사일 GBI를 현재 30개 이상에서 2017년 말까지 44 개를 배치한다는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개발과 생산, 배치 과정이 과도하게 낙관적이고 공격적인 시간표를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현재 미사일 개발과 실험이 진행되는 것과 동시에 생산도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비행실험의 효율을 낮추고 신뢰성을 떨어트리며 위험성을 높이는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상배치 요격미사일 등은 캘리포니아 주 산타바버라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와 알래스카주 포트 그릴리에 배치됩니다.
회계감사원의 보고서는 상원과 하원의 국방위원회와 세출위원회에 제출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