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적 스포츠 외교관인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ITF) 명예총재가 오랜 해외생활을 마감하고 평양으로 복귀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ITF 본부에는 지난해 선출된 리용선 신임 총재가 공식 부임해 장 명예총재의 빈 자리를 메웠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40년 간 북한의 스포츠 외교를 주도해온 장웅 ITF 명예총재가 북한으로 영구 귀환했습니다.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장 명예총재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TF 본부를 떠났으며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
리용선 신임총재는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에 입국했으며 이날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ITF는 지난해 8월 장웅 당시 총재를 종신 명예총재로 추대하고 리용선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을 신임 총재에 임명했습니다.
장 명예총재는 지난 2002년 평양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차기 총재로 선출된 뒤 2009년 러시아에서 재선돼 13년 동안 ITF를 이끌어왔습니다.
태권도 역사가이기도 한 바이탈리 대변인은 장 명예총재가 태권도계 내부의 깊은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는 노력을 통해 결과적으로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
또 장 명예총재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WTF와 역사적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연 것 역시 평가 받을 만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농구 선수 출신인 장 명예총재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통역요원으로 외부세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남북체육회담 등에서 주역을 맡는 등 북한 대표로 왕성한 활동을 하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하계올림픽 때 IOC 위원에 선임됐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한국의 김운용 IOC 위원과 남북한 동시입장을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장 명예총재는 지난해 9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심장발작 등 건강 악화를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을 줄이게 된 배경으로 설명하면서, 북한에 자신의 뒤를 이을 스포츠 행정가가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웅 ITF 명예총재] “다른 데서 보는 시각에서는 평양의 장웅 IOC 위원이 체육을 대변하다시피 대외활동을 한다 그러는데 실상은 그렇진 않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들 많이 나왔고, 제가 죽거나 없어진다고 해서 공화국에서의 스포츠 외교가 단절되거나 잘못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1938년생인 장 명예총재는 80살이 되는 2년 뒤 IOC 위원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그 뒤에는 명예위원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표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현직에 준하는 대우, IOC 회의 참석과 발언 권리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