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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웜비어 석방 후 미북관계 어려워질 것...북한 오판”


북한에 억류되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13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환영 메세지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북한에 억류되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13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환영 메세지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웜비어 씨가 혼수 상태로 돌아오면서 미-북 관계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은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오토 웜비어 씨에 대한 북한의 석방 결정이 훨씬 더 빨리 이뤄졌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전 보좌관] “While I am relieved to hear that…”

웜비어 씨 석방 소식은 다행이지만, 그가 혼수 상태라는 점과, 북한이 지난 1년 간 이 사실을 미국에 감추려 했다는 데 크게 놀랐다는 겁니다.

테리 전 보좌관은 웜비어 씨의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웜비어 씨의 귀환이 미국과 북한 관계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탄 미군 군용기가 13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 공항에 도착했다. 웜비어 씨로 보이는 남성(푸른색 상의)이 군용기에서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탄 미군 군용기가 13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 공항에 도착했다. 웜비어 씨로 보이는 남성(푸른색 상의)이 군용기에서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특히 웜비어 씨가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할 것으로 확인될 경우 워싱턴과 평양의 관계는 악화가 불가피하고, 이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와 다른 조치들을 통한 압박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의회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주문하는 현 시점이, 상황 악화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테리 전 보좌관은 이번 사안이 북 핵 문제에 대한 협상 가능성마저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대서양위원회의 로버트 매닝 연구원도 앞으로 북 핵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t’s reported that they’ve refused…”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고위급 특사를 거절했다는 보도가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의도가 더욱 불분명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더 이상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매닝 연구원은 해석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특히 북한이 혼수 상태인 웜비어 씨를 1년 넘게 붙들고 있었던 것은 인권적인 측면에서도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만약 그가 사망했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북한이 정치적으로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도 웜비어 씨의 귀환이 오히려 북한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연구위원] “I think there will be a lot of anger here over his condition…”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웜비어 씨의 상태는 미국 내 분노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미국 내 의료 전문가들은 웜비어 씨의 혼수 상태 원인에 대한 북한의 설명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이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웜비어 씨가 석방됐다고 해도, 여전히 3명의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닉시 연구위원은 덧붙였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 채널을 열려고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창 변호사] “I think the North Koreans are trying to open up…”

미국 당국자가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시점에 또 다른 미국인인 데니스 로드먼이 방북한 것은 우연이 아니며,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의도된 행동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은 웜비어 씨의 석방을 ‘우호의 제스처(gesture of friendship)’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북한을 제외한 전세계는 다시금 북한 정권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상대하는 북한이란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깨닫게 하는 등 북한 입장에선 오히려 잃을 게 많다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창 변호사] “But something like this will grab the emotions…”

이미 북한은 많은 자국민을 죽였지만, 이번 사례는 그 어느 때보다 미국과 전세계인들의 감정을 자극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이 웜비어 씨의 석방과 관련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북한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의 (석방) 결정은 만일의 경우 웜비어 씨가 가족과 함께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라면서, 이는 작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3일 평양을 전격 방문해, 17개월 째 북한에 억류 중이던 웜비어 씨의 석방을 이끌어 냈습니다.

앞서 윤 특별대표는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을 만났으며, 지난 6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와 억류자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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