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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현지 리포트] 미-북 정상 숙소일대 경비 강화...회담 준비 분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센토사 섬의 9일 모습.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관광객이 모여드는 등 전반적으로 평온한 모습이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센토사 섬의 9일 모습.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관광객이 모여드는 등 전반적으로 평온한 모습이다.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9일 싱가포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첫 만남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시민들은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을 살고 있었지만, 두 정상이 머물 숙소 주변과 회담이 예정된 장소는 보안강화를 위해 각종 구조물이 설치되고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예정된 카펠라 호텔은 입구에서부터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습니다.

경비를 담당하는 호텔 직원들이 통행하는 차량들을 일일이 확인했고, 취재를 위해 모여든 기자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감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카펠라 호텔은 주요도로에서 단 2개의 진입 도로로 연결된 곳입니다. 진입로 주변은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있어 사실상 2개 도로만 지키면 보안이 철저히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텔 진입로 중 1곳에는 아치형의 대형 구조물이 설치되고 있었는데, 'VOA'와 만난 한 호텔 직원은 “정상회담의 보안과 관련된 시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철골 구조물로 돼 있는 이 시설 윗 부분에는 조명이 설치됐고 그 아래에는 차량이 통행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정상회담 개최지인 카펠라 호텔의 진입로에 아치형 구조물이 들어섰다.
정상회담 개최지인 카펠라 호텔의 진입로에 아치형 구조물이 들어섰다.

​카펠라 호텔이 위치한 센토사 섬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싱가포르 정부에 의해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이 때문에 섬 전체가 봉쇄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지침을 받은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센토사 섬 내 위치한 다른 호텔 관계자는 정상회담 전날과 당일의 숙박료가 각각 365 싱가포르 달러라며, 경비가 강화돼 섬을 드나드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순 있지만 섬 내 숙박이나 통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 외 'VOA'와 만난 센토사 섬 내 놀이시설 관계자들과 인근 커피숍 직원들도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 예정대로 영업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센토사 섬에는 여느 정상회담과 달리 정상들의 만남을 환영하는 문구나 국기 등이 설치되진 않았습니다.

또 카펠라 호텔이 위치한 센토사 섬까지 연결된 다리가 통제되지 않은 상태여서 차량을 이용해 섬을 둘러보는 데 사실상 아무런 제약이 없었고, 섬으로 연결되는 또 다른 교통편인 케이블카와 모노레일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센토사 섬은 카펠라 호텔 외에도 놀이공원인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골프코스 등 각종 휴양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주말을 맞아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섬 곳곳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센토사 섬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둔 곳임에도 전반적으로 평온한 모습이었습니다. 정상회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건 카펠라 호텔 입구의 경비 인력과 그 앞을 채운 20여 명의 취재인력이 전부였습니다.

다만 '특별행사구역' 시행이 본격화되는 10일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머물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시내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박이 예정된 샹그릴라 호텔은 앞쪽 입구는 일반인들에게 개방되고, 통행이 자유로웠지만 호텔 뒤쪽으로 연결되는 도로에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도로 중심부에 길게 늘어서는 등 경비가 삼엄해진 모습이었습니다.

'VOA' 취재진을 태운 택시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샹그릴라 호텔 뒷편에 마련된 별도의 건물에 투숙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쪽으로는 진입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 앞 도로에 9일 대형 직육면체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 앞 도로에 9일 대형 직육면체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머문다고 알려진 세인트 리지스 호텔은 주변 도로를 중심으로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가 한창이었습니다.

인부들은 기중기에 메달린 직육면체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두 개씩 쌓고 있었으며, 그 옆으로는 카펠라 호텔에 설치되고 있던 아치형 철골 구조물에 대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구조물 옆에는 '경찰의 명령을 따르라'와 '차량 검색이 실시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걸려 있어 정상회담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고, 보안 관련 장치가 설치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고, 보안 관련 장치가 설치됐다.

​세인트 리지스 호텔 차원에서도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호텔 직원들은 바깥 도로에서 취재를 하는 기자들이 호텔 경계선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와도 나가달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호텔로 들어가는 문 바로 옆에는 개인 소지품을 수색할 수 있는 대형 엑스레이 기계가 놓여 있었는데, 일부 언론들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롭게 설치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VOA'와 만난 호텔 관계자는 “이전부터 있던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싱가포르 택시 기사 테 키옥 셍 씨가 9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풍자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싱가포르 택시 기사 테 키옥 셍 씨가 9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풍자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샹그릴라에서 이곳 세인트 리지스까지는 약 600m로 차량으로 불과 2분이면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있었습니다. 두 정상의 숙소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카펠라 호텔까지는 직선 거리로 약 7km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10일 오후 도착해 각자의 호텔에 머물 예정입니다.

싱가포르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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