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석탄 항구들에서 꾸준한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수출이 전면 금지된 북한산 석탄이 어디론가 계속 향하는 모습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 Inc)’가 지난달 24일 북한 남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석탄 하역장 주변으로 대형 선박 2척이 확인됩니다.
선박들에는 대형 적재 공간이 3~4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안쪽이 시커먼 점으로 미뤄볼 때 석탄이 실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틀 전인 22일까지만 해도 한 척은 이 장소에 없었고, 또 다른 선박은 덮개를 완전히 닫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이틀 만에 덮개가 모두 열린 선박들이 발견된 겁니다.
북한 남포 항에서 석탄과 관련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며칠 뒤인 28일 위성사진에선 또 다른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이들 선박들이 어디론가 떠나버려 텅 빈 항구만 위성에 잡혔습니다.
앞서 남포 석탄 항구는 지난 5월24일부터 26일 사이 배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6월 한 달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산 석탄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선박들이 향한 곳이 북한 내 다른 도시가 아닌 해외 항구라면 이는 대북제재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발행한 연례보고서에서 벨리즈 선적의 ‘신성하이’ 호가 지난해 7월과 8월 남포에서 실은 석탄을 각각 중국과 베트남으로 운송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특히 ‘신성하이’ 호는 북한 남포 항을 기항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지난해 10월 한국에 3차례 드나든 사실까지 최근 VOA 보도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한국의 독자제재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던 겁니다.
움직임이 포착된 또 다른 석탄 항구는 러시아와 인접한 라진 항입니다.
이곳에서는 선박이 정박한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석탄 야적장에 쌓인 석탄의 양이 지속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실제로 6월5일 위성사진에선 남쪽 부두에 빈 공간이 많은 반면 북쪽 석탄 야적장에는 석탄이 가득한 장면이 확인됩니다. 그러나 한 달 후인 7월 중순 사진에는 반대로 부두에 석탄이 가득 차 있고, 야적장은 텅 비어있습니다.
6월24일자 위성사진에서 야적장과 부두를 잇는 공간에 석탄을 이동하면서 생긴 긴 석탄 자국이 발견되는 점으로 미뤄볼 때, 야적장의 석탄을 부두로 옮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야적장과 부두에 쌓인 전체 석탄의 양은 6월보단 7월이 훨씬 적습니다. 석탄이 외부로 반출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8일 원산 항에서 석탄을 적재하던 90m 길이의 선박은 열흘 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또 23일과 26일 사이 선박의 적재 공간 위로 대형 덮개가 씌워져, 현재는 석탄을 싣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는 16일과 18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통해 노란색 크레인을 이용해 이 선박에 석탄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항구 인근의 석탄 야적장에도 여러 대의 트럭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돼 석탄 관련 움직임이 여전히 활발하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 선박들이 원산과 청진에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 홀름스크 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러시아로 옮겨진 석탄들은 지난해 10월 제 3국 선박인 ‘리치 글로리’ 호와 ‘스카이 엔젤’ 호에 실려 각각 인천과 포항을 통해 한국에 유입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