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하는 등 화웨이 부회장 체포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미-중 무역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합의문 표결을 전격 연기했습니다. 유엔 160여 개 회원국이 이주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의 합의를 채택했습니다. 미국 등 일부 국가는 거부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건과 관련해 주중 대사를 초치했군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가 멍완저우 '화웨이'의 최고 재무책임자이자 부회장 체포와 관련해 9일 테리 브랜스테드 중국주재 미국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러위청 외교부 부부장이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를 불러 미국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의 행동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앞서 캐나다 대사도 부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인 8일에는 존 매컬럼 중국주재 캐나다 대사도 초치해 멍완저우 부회장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조치는 '비인도적'이라고 주장하며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멍완저우 부회장의 2차 심리는 10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중국 정부가 심리를 앞두고 캐나다 대사와 미국 대사를 연달아 초치해 불만을 제기하며 강도높게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어떤 혐의로 체포된 거죠?
기자) 멍 부회장은 화웨이가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스카이콤’이라는 유령 업체를 동원해 여러 금융기관을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멍 부회장은 홍콩에서 멕시코로 가던 중 경유지인 밴쿠버에서 지난 1일 체포됐고요. 미국은 캐나다 정부에 멍완저우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신화통신,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 법을 어긴 적이 없는데 미국 이야기만 듣고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했다며 캐나다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사건의 여파로,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심해질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초,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열고 90일 동안 양국의 무역전쟁을 일시 중단하고 협상하기로 극적 합의를 본 바 있는데요.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사건으로 양국의 분위기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협상단이 곧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팀이 이번 주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서 이는 형사 범죄 문제로, 자신이 진행 중인 중국과의 무역 협상과는 전적으로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또 앞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입장도 들어보죠.
기자) 중국 정부도 멍완저우 부회장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면서도, 이번 사건과 무역 협상과는 별개로 구분하는 분위기입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양국의 경제팀이 접촉과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노력해서 양국 정상의 공통 인식을 철저히 실천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현재 화웨이 측은 멍완저우 부회장의 보석을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화웨이 측은 멍 부회장이 최근 갑상선 치료를 받았으며 건강 상태가 우려된다며 9일 보석을 신청했습니다. 7일 열린 1차 심리에서 캐다나 법정은 도주가 우려된다며 보석 신청을 거부한 바 있는데요. 10일 있을 2차 보석 심리에서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합의문에 관한 의회 표결을 전격 연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영국 의회는 11일, 유럽연합과의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여부를 묻는 표결을 할 예정이었데요. 테레사 메이 총리가 하루 전날인 10일 이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영국은 유럽연합과 2년 넘는 길고 긴 협상 끝에 지난달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는데요. 영국 의회에서 이날(10일) 합의문이 통과되면 영국은 내년 3월 29일 EU에서 순차적으로 탈퇴할 수 있게 되고요. 만약 통과되지 않으면 '노딜(No Deal)', 즉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하루 전날 표결을 연기한 겁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의 최고사법기관인 유럽사법재판소(EJC)가 10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EJC는 10일 판결문에서 'EU 회원국은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번복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EJC의 판결로, 영국 안에서 브렉시트에 관한 국민투표 재실시 요구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이 영국의 EU 잔류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힘을 실어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결정했는데요.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영연방 스코틀랜드 의회의 일부 의원들이 영국이 일방적으로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할 수 있는지 EJC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바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의원들은 EJC가 영국이 일방적으로 브렉시트 번복을 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다면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하는 것도 또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영국 의회에서 합의문이 통과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표결에 부쳐봐야 할 텐데요.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때문에 의회 비준을 하루 앞두고 EJC가 잔류파에 힘을 실어주는 해석을 내리자 메이 총리가 의회의 표결을 연기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실제로 표결을 연기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 다시 표결하게 됩니까?
기자) 메이 총리는 연기 사실만 발표하고, 언제 다시 표결할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는데요. 일각에서는 내년 1월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메이 총리는 관련해 EU 지도자들과 긴급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 대한 대처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제러미 코빈 전 노동당 당수 등 야권 지도자들이 메이 총리의 연기 결정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취임 후 내내 브렉시트 문제로 씨름해온 메이 총리가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이주민들의 권리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부 간 회의를 열었군요.
기자) 네, 유엔 회원국들이 10일,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점차 심각한 국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주민 문제를 논의하고 이에 관한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안전하고 질서적이며 정기적인 이주를 위한 글로벌콤팩트(GCM)' 인데요. 160여 개국이 이날 정식 서명을 거쳐 이를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안전하고 질서적이며 정기적인 이주를 위한 글로벌콤팩트(GCM)',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좀 더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2015년 시리아 내전과 북아프리카 등지의 기근을 피해 유럽으로 100만 명 넘는 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불법 난민 문제가 심각한 국제적 현안이 됐는데요. 이후 유엔은 이주민에 관한 국제 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엔은 그간 여러 국제 현안에 대한 협약, '글로벌콤팩트'를 맺고 회원국의 협력을 요구해왔는데요. 이주에 관한 글로벌콤팩트, 협약을 마련하는 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주 글로벌콤팩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어떻게 이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시장에 대한 차별 없는 접근을 허용할 것인가, 또 이들을 인도적이며 적법하게 고국으로 보낼 방안 등을 담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정부 간 공식 협상을 통해 마련된 내용인데요. 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거의 모든 회원국이 협약에 동의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월 193개 회원국 중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이런 내용을 담은 협약에 동의했는데요. 하지만 이날(10일) 30여 개국이 채택을 거부하며 이탈표가 발생했습니다. 주로 구공산권, 동유럽 국가들이 서명하지 않았고요. 이스라엘과 불가리아 등 6개국은 현재 국내적으로 탈퇴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이번 회의에 불참한 나머지 나라들도 채택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줄곧 이주 글로벌콤팩트를 반대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주 문제에 대한 국제적 접근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요. 지난해 12월, 협약이 마련되기 전에 일찌감치 이를 거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지난 7월 미국을 제외한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주 협약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럽에서는 극우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진행자)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뭔가요?
기자) 만약 이를 인정하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건너오는 이주민의 유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벨기에의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최대 정당이 9일, 이주글로벌콤팩트 채택에 반대하며 탈퇴해 연정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 11월, 합법과 불법 이민자의 구분을 명확하지 않다며 협약을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난민, 이주민 문제에 대해 포용적인 정책을 펼치는 유럽의 대표적인 정치인데요. 그래서 비판도 많이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15년 난민들에 대한 문호를 개방해 더욱 심각한 난민 위기사태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이날 개막식 연설자로 나서 국제사회의 협력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이주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합법적일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메르켈 총리는 따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를 언급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다국적주의가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식 연설에서 지난 2000년 이래, 지금까지 6만 명 이상이 위험한 이동을 하다 사망했다면서, 글로벌콤팩트는 이런 고통과 혼란을 예방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이주에 대해 포용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총장이 이주의 긍정적 효과를 특히 역설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현재 많은 나라가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고, 경기가 침체되고 있으며 노동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구체적인 예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주 정책이 보다 잘 관리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주민들로 인해 부유한 나라들도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글로벌콤팩트가 정식 발효되기 위해서는 유엔 총회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