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평양주재 대사관을 임시폐쇄하고 자국 외교관을 철수시킨 것은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정상적 외교활동을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는 외교관의 특권과 권리를 보장한 ‘빈 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독일 외교부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평양주재 독일 대사관을 임시폐쇄하고 자국 외교관들을 철수시킨 배경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모든 외국인들을 ‘강제 격리’ 조치해 사실상 대사관의 외교 업무가 마비돼 평양에서 정상적인 외교 업무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라이너 브로일 / 독일 외교부 대변인
“외국인들이 대사관에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받을 수 없도록 북한이 균형 없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독일 외무부는 이날 회견에 앞서 VOA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도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부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이는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위배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1964년 발효된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은 외교공관 직무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외교관의 특권과 면제 권리에 관한 다자조약으로, 접수국은 모든 공관원에 대해 이동과 여행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에도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과잉 대응에 따른 외교관 이동 제한 때문에 북한 당국에 수차례 항의하고 대사관 임시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독일 외교부는 북한의 이런 조치로 대사관을 폐쇄했지만, 여건이 나아진다면 대사관 업무를 재개할 뜻도 밝혔습니다.
라이너 브로일 / 독일 외교부 대변인
“상황이 정상화되는 대로 평양주재 대사관에서 업무를 재개할 계획입니다.”
스위스와 프랑스도 북한의 코로나 대응 문제점을 지적하며 평양에 있는 협력사무소를 잠정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잇따른 북한 내 외교 공관 폐쇄 조치는 감염자가 없다면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강제적 격리와 활동 제한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런 외교공관 임시폐쇄가 북한의 외교 관계에서 단기적 장애물 이상의 여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