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북한 정권의 정당성이 판단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북한은 정확한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불투명한 정보공개와 통계는 국제 인도주의 지원단체와의 협력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30일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 정권의 정당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 정권이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자가 한 명도 없다고만 할 뿐 제대로 된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대응 결과에 따라 북한 정권의 정당성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고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북한 정권이 제대로 된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언론보도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북한 정권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도 북한의 정보 미공개 문제와 통계 조작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내 발병 사례가 몇 건이나 되는지 알기 위해서는 검사를 해야 하는데, 북한은 얼마나 검사를 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북한은 통계 조작에 능할 뿐 통계를 분석할 능력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상황 악화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식의 선전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를 자연재해 탓으로 돌리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북한 정권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민들에게 자연재해로 인식되는 한 정권의 정당성에 직접적인 위협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발병자가 1명도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최근 잇따라 국제사회에 코로나 관련 긴급 지원 물품을 요청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발생 가능성을 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북중 국경 인근 부대에서 지난 2월 말 이후 감염 의심 사망자가 100명 이상 발생했다는 일본 요미우리 등 언론들의 북한내 코로나 발병 가능성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통계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정권 정당성뿐 아니라 국제 인도주의 지원단체와의 협업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