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의료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잘 알고 있고, 이번 사태 대응에 실패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런 취약성을 감추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통계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워싱턴의 민간연구소 윌슨센터가 13일 개최한 전화 컨퍼런스에서 홍콩에 본부를 둔 대북 구호단체 코에이드의 카타리나 젤웨거 대표는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실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 스스로 북한의 의료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잘 알고 있다며 국경 봉쇄 조치 결정을 거론했습니다.
카타리나 젤웨거 / 대북 구호단체 코에이드 대표
“북한 정부는 그들의 보건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염병 발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국경 봉쇄 등 조치에 나선 것도 그 때문입니다.”
AP 통신 평양 지국장을 지냈던 진리 윌른 센터 한국 국장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 등과 관련한 통계를 제대로 내놓지 않는 것은 그런 취약성을 보이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 리 / 윌슨센터 한국 국장
“전염병이 들어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의료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내게 되고 의료 산업에 투입된 자원이 얼마나 부족한지도 드러내게 됩니다.”
진 리 국장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북한에 새로운 종합 병원 건축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점과 연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에드워드 웡 뉴욕타임스 외교 전문기자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계기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길 기대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드워드 웡 / 뉴욕타임스 외교전문기자
“비건 부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지렛대로 이용하고 싶었을 겁니다. 제가 아는 한 북한에서는 아무런 직접적인 응답이 없고요. 트럼프 대통령과의 편지 교환도 대화를 열지는 못했죠.”
뉴욕타임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던 한 웡 기자는 또 북한의 안정 유지를 위한 지원이 중국에도 유리하기에 중국 정부가 북한에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이미 상당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북한 내 통제로 농업 기자재 이동 등 영농기 경작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 농업 생산량 목표에 부정적인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