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 북한은 여전히 수출 상품에 대한 홍보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해외 수출을 위해 개설한 ‘조선의 무역’에는 720개 상품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제재 대상 품목들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조선의 무역’ 웹사이트의 수출상품 페이지입니다.

첫 페이지에 ‘LED’로 만든 각종 조명 제품들이 ‘레드’라는 이름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삼천리 조명기술 무역회사’가 만든 이 제품들은 소비 전력 등 구체적인 정보를 다른 나라들처럼 카탈로그 형태로 만들어 소개했습니다.

이들 제품들은 지난 며칠 사이에 새로 게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까지 ‘조선의 무역’ 수출 상품은 약 200개였지만, 현재는 94개 회사가 만든 약 720개 제품이 올라와 있습니다.

조명 같은 전기·전자 제품을 비롯해 의류와 식품, 건강보조제품, 화장품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문제는 ‘조선의 오늘’에 올라온 이들 물건들의 상당수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에 저촉된다는 점입니다.

조명 제품들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397호가 금지한 국제통일 상품분류체계 HS코드 85에 해당하는 전자제품입니다.

의류와 식품 등도 북한산 섬유와 모든 식료품을 다른 나라에 공급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한 대북 결의 2371호와 2375호에 위배되는 품목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상당수 품목들이 제재 대상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실제 운영은 이뤄지지 않는 일종의 ‘보여주기식’ 홍보로 추정했습니다.

제재 대상 품목들인 만큼 해외 판매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각 회사나 담당자들은 평양 지도부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1980년대에도 북한은 수출하고자 하는 화려한 물품들을 (책자를 통해) 홍보했습니다. 물론 이중 일부 상품은 수출을 했겠지만 홍보한 것에 비하면 미미했을 것입니다.”

북한이 ‘조선의 무역’을 통한 제품 수출 의지가 있는지도 더 면밀히 봐야 할 부분입니다.

VOA는 홍보 사이트에 올라온 몇몇 제품 회사들에게 제품 구입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 이메일은 아예 전송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돌아왔고, 일부는 이메일이 전송됐지만, 일주일 넘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