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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 결과에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 재확인"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가 한국 포천 사격장에서 열린 미한 실사격훈련에 참가했다. (자료사진)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가 한국 포천 사격장에서 열린 미한 실사격훈련에 참가했다. (자료사진)

미국의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첫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 결과를 통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와 일부 순환 병력의 상시 주둔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한다는 것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Global Posture Review.GPR) 결과에 대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을 재확인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검토를 통해 특히 한국에 대한 확장 억지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클링너 선임연구원] “The Biden administration is not threatening to remove or reduce forces and in fact is sort of affirming that the U.S. forces will remain…”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검토를 통해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고 기존의 일부 순환 병력을 상시 주둔시키기로 하면서 핵우산과 미사일 방어, 재래식 병력으로 구성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가 계속 보장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결정을 통해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적어도 당분간 계속 실존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 나라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한국 등 동맹국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일부 순환 병력의 상시 주둔은 한국에서 미군의 경험을 더욱 심화시켜 미국과 한국군 간 통합과 공조를 더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미 국방부는 29일 2021년도 GPR 검토 결과에 따라 주한미군에 순환 배치하던 공격용 헬리콥터인 아파치 헬기 대대와 미 워싱턴 주에 있던 미 육군 2사단의 포병대 본부를 한국에 상시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각에서 감축 우려가 제기됐던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이번 검토 결과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동맹 방어 공약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풀이하며,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 result is we remain fully committed to the defense of South Korea…”

먼저 미국이 전 세계 이익을 유지하려면 국가안보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전구에 미군을 주둔시켜야 하는데 미국이 해당 국가의 동의나 지지 없이 일방적으로 미군을 배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우 미군의 상시 주둔을 원하는 국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주한 미군 등 해외 주둔 미군 병력은 미국과 동맹의 국가 목표를 지원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에 순환 배치해 온 공격헬기 부대와 포병여단 본부를 상시주둔 부대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기존의 한국과의 합의에 기초한 것이라며, 일부 병력의 경우 ‘오늘 밤 싸울 준비’ 태세를 위해 상시 주둔이 순환 배치보다 더욱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 대행(오른쪽)이 29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왼쪽은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 대행(오른쪽)이 29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왼쪽은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반면 주한미군 유지나 순환 병력의 상시 주둔 결정에는 큰 의미가 담겨있지 않으며 이번 검토 결과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으로 촉발된 각종 사태에 대한 비판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의 초점을 중동 지역에서 아시아로 이동시키는 GPR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오핸런 선임연구원] “President Biden I think, realized that he didn't really need another global posture review to talk about reducing the US commitment…”

이번 GPR 결과에 기존 관측과 달리 중대한 변화가 없는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 사태로 미국의 전략적, 정치적 지평이 바뀌자 중동 지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낮추는 것이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입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미국 국가안보 정책에 관여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것이고, 일부 순환 병력의 상시 주둔 결정도 운용상 효용성을 위한, 군사 분야에서는 흔히 있는 기술적인 변화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GRP 결과보다는 다가오는 국방 전략과 핵무기 정책 재검토 결과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 국방센터의 톰 스포어 국장도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결정에는 아프간 사태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스포어 국장] “I think Afghanistan played a part in this…”

아프간 철군 결정으로 강한 비판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국과의 합의로부터 물러난다는 인상을 줄 만한 움직임을 취하는 데 매우 예민하다는 것입니다.

스포어 국장은 그러면서도 이번 결과에서 한국의 경우 큰 변화가 없는 것은 한반도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또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할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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