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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리 제재 결의안 추진”..."언론 성명 채택 무산"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한 공개 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미국은 4년여 만에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추진하겠다며 강경한 대응 의지를 보였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언론 성명 채택조차 무산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25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 문제 논의를 위해 개최한 공개 회의에서 “미국은 3월 24일 북한의 ICBM 발사를 전적으로 비난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 둔다”며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Let me be crystal clear: The United States absolutely condemns the DPRK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launch on March 24. This launch violated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t was an egregious and unprovoked escalation. And it poses a threat to the global proliferation regime and the entire international community. This launch warrants an immediate – immediate – response from the Council.”

이어 북한의 발사가 “터무니없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긴장 고조 행위이자 국제 비확산 체제와 전체 국제사회에 위협을 제기한다”면서 “이번 발사는 안보리의 즉각적인 대응을 정당화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And because of the DPRK’s increasingly dangerous provocations, the United States will be introducing a Chapter VII Security Council resolution to update and strengthen the sanctions regime. I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2397, which we unanimously adopted, the Council decided we would take further action in the event of a DPRK ICBM launch. This is precisely what happened, so now is the time to take that action. And no matter what, sanctions regimes require regular updating and maintenance to be effective…So, I call on all my fellow Council members to approach the negotiations on a text constructively toward our shared goal of denuclearization.”

북한의 위험한 도발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은 제재 체제를 갱신하고 강화하기 위해 유엔 헌장 7장에 따른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어 “안보리는 (2017년) 만장일치로 채택된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ICBM 발사 상황에 우리가 추가 행동에 나서도록 결정했다”면서 “이번에 정확히 그런 일이 벌어졌고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어떤 일이 있어도, 제재 체제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정기적인 갱신과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며 모든 안보리 이사국들이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제재 결의안 초안에 대한) 문안 협상에 건설적으로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실질적인 외교적 진전이 없이 제재 완화를 제안하는 건 북한 정권에 더 많은 수익을 안기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 무기에 대한 실현을 가속화할 뿐”이라며 일부 국가의 제재 완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Offering sanctions relief, without substantive diplomatic progress, would only funnel more revenue to the regime and accelerate the realization of its WMD and ballistic weapons goals. It also sends the wrong message to other WMD proliferators: that the Security Council will reward them for repeatedly undermining the non-proliferation regime. Meanwhile, the sanctions regime has undeniably restricted the DPRK’s unlawful weapons advancements. So now is not the time to end our sanctions. Now is the time to enforce them.”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는 “다른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자들에게 안보리가 비확산 체제에 대한 반복적인 훼손 행위에 보상할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낸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제재 체제가 북한의 불법 무기 개발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제한해 왔다면서 “따라서 지금은 제재를 끝낼 때가 아니고 지금이야말로 강제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한 안보리 회의는 올해 들어 6번째이지만, 공개 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건 지난 2017년 이후 4년여 만입니다.

이날 미국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추진 제안에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안보리 비이사국 자격으로 발언권을 얻은 한국과 일본 등이 지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바버라 우드워드 유엔주재 영국 대사는 2017년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안보리 이사국들이 결의 채택을 통해 단호히 대응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현재와 미래 세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보리가 당시와 같은 결단과 결의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우드워드 대사] “The last time North Korea launched ICBMs in 2017, the council responded decisively by adopting resolution 2371. We look to this council to display the same unity and resolve to protect the safety of this and future generations as it displayed then.”

조현 유엔주재 한국 대사가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현 유엔주재 한국 대사가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현 유엔주재 한국 대사는 “한국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조현 대사] “Madam President, the Republic of Korea condemns in the strongest terms, the DPRK’s ICBM launch, which constitutes a flagrant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My delegation also expresses his support towards the US initiative to pursue a new resolution in response to the DPRK’s ICBM launch, and calls on other members of the council to join in this effort.”

또한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새로운 결의안을 추진하는 미국의 계획에 지지를 표명한다”면서 “안보리 다른 이사국들도 이런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결의안 채택에 결정권을 쥐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는 새로운 대북제재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장쥔 중국 대사는 ICBM을 발사한 북한을 규탄하는 대신 이번 상황을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부재로 인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우리는 당사국들이 침착하고 자제하며 올바른 대화와 협의의 궤도에 머물면서 긴장을 악화시키고 오판을 초래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쥔 대사 (영어 통역) “Under the current circumstances, we call on the parties concerned to stay calm, exercise restraint, stay on the right track of dialogue and consultation and avoid taking any action that may exacerbate the tensions and lead to misjudgments… The parties concerned should take this issue seriously and take practical actions rather than put one sided emphasis on the sanctions provisions”

또 “제재 조항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대신 당사국들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미국의 새 제재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가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가 25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쥔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 초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를 고려해 줄 것도 당부했습니다.

러시아 대표도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강화는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이라는 틀을 넘어 사회 경제적, 인도적 문제로 북한 주민들을 위협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는 미국에 협상이 쌍방향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면서 이와 관련한 논의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반적으로 북한 관련 제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초안을 마련해 중국과 합의를 이룬 뒤 이후 러시아가 동의하는 방식으로 채택돼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결의안 초안 문안을 놓고 장기간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에 따라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인 결의 2270호는 논의에서 채택까지 57일이 걸렸고, 같은 해 5차 핵실험 때는 결의 2321호 채택까지 82일이 소요됐습니다. 또 2017년 결의 2375호는 8일 만에 채택됐지만 같은 해 결의인 2371호와 2397호는 각각 32일과 23일이 걸리며 논의가 길어졌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결의 채택 자체에는 동의했던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실정이어서 실제 결의안 채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한편 안보리는 각국의 성명 발표가 끝난 뒤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해 추가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은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언론성명 채택을 추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회의가 끝난 뒤 안보리 회의장 밖에서 15개 나라와 함께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이번 공동성명은 알바니아와 호주,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뉴질랜드, 노르웨이, 한국, 아랍에미리트, 영국이 참여했으며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대표로 낭독했습니다.

15개 나라는 공동성명에서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역내 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위협을 제기한다”며 “미국과 다른 나라의 거듭된 제안으로 대화에 복귀하는 대신 북한은 세계 비확산 체제와 국제 평화와 안보를 해치는 장거리 무기 실험으로 되돌아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is launch violated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poses a threat to not only the region, but to the entire international community. Instead of returning to dialogue after repeated offers from the United States and others, the DPRK has returned to long-range weapons testing, which seeks to undermine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and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이어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응을 명시한 결의2397호를 상기시키면서 “1718(안보리 대북제재) 체제의 완전한 이행이 북한의 무기 진전을 효과적으로 늦추고 제한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이들 15개국은“우리는 단호하게 행동해야 하며, 당장 북한과 모든 핵 확산자들에게 안보리가 국제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주요 책무를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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