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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북 핵 수석 "한반도 정세 안정 긴밀 협력"...긴장고조 책임 시각차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자료사진)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자료사진)

한국과 중국의 북 핵 수석대표들은 북한의 최근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재개 움직임에 대해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그러나 북한 도발의 이유와 한반도 긴장 고조 책임을 놓고 시각차도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 측 북 핵 수석대표인 류샤오밍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측 북 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습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엄중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자료사진)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자료사진)

외교부에 따르면 노 본부장은 북한의 일련의 미사일 발사와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등 최근 동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추가 상황 악화 조치를 자제하고 대화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 제재 논의에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적극적으로 임해달라는 취지의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류 대표는 한반도와 역내 정세 안정을 위한 유관국 간 긴밀한 협력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하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는 중국 측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도발에 나서는 ‘근본 원인’인 안보 우려 해소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류 대표는 협의 후 기자들을 만나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변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는 공통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변화’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잇단 미사일 발사로 정세가 악화된 상황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관측입니다.

류 대표는 노 본부장과 “많은 공감대에 이르렀다”면서 “한-중간에 공통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하고 한반도의 안정을 이루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공동의 노력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정치적 해결의 궤도에 놓여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핵화가 목표임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 책임을 언급하진 않은 겁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지만 공동의 노력을 통한 정치적 해결만을 언급한 류샤오밍 대표의 발언은 그 책임을 북한에만 돌릴 수 없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류샤오밍 발언은 현재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깨고 공세를 강화하고 긴장을 조성하는데 거기에 책임을 묻는 내용은 읽히지 않습니다. 대신에 한반도와 역내 정세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것은 중국이 늘 얘기하는 쌍중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얘기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요. 전반적으로 북한 입장을 상당히 반영하고 북한 입장을 전달하는 데 좀 더 방점이 찍혀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류 대표는 앞서 지난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면서도 최근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움직임도 반대한다”며 미-북간 진지한 대화 참여,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등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핵 보유, 나아가 핵 능력 고도화는 동북아의 핵 도미노 현상을 부를 수 있는, 중국에게도 외교적으로 큰 부담이라며 그렇다고 미-중 전략경쟁으로 북한과의 우호관계 강화가 필요한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류샤오밍 방한은 북한 행동을 간접적으로 완화시키고 억제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직접적인 의사 표현보다는 상황 악화를 최소한 방지하려는 그런 의도라고 볼 수 있거든요.”

조 박사는 중국으로선 미-한 동맹 강화를 추구하는 한국의 윤석열 새 정부 출범 또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변수라며 류 대표의 이번 방한은 북한은 물론 한국 새 정부에게도 견제 메시지를 보내려는 행보라고 분석했습니다.

류 대표는 3일 오후에는 통일부에서 이인영 장관 예방, 최영준 차관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아울러 4일 오전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후보자는 최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인사청문준비 사무실에서 만난 바 있습니다.

류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만나고, 방한 기간 새 정부의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내정된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도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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