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제철소에서 추가 민간인 대피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습니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시안게임이 연기됐습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6월에도 기존의 증산 규모를 유지하면서 완만한 증산 속도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상황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6일 추가 민간인 대피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확인했습니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금 대피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에 관한 결과는 추후 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제철소 안에 있는 병사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조우스탈 안에는 약 2천 명의 아조우연대 병사들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약 200명의 민간인과 함께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데니스 프로코펜코 아조우연대 사령관의 부인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전날(5일) 통화에서, 러시아에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황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은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은 10주째 접어들었는데요. 개전 후 줄곧 러시아군의 주요 공격 표적이 됐던 마리우폴은 지금 사실상 러시아군이 점령한 상태고요. 아조우연대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아조우스탈을 최후의 보루로 삼고 저항 중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항공기 지원을 받으며 공세를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조우스탈에 대한 봉쇄 명령을 내리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전황을 보고받고 마리우폴에서의 승리를 선언했는데요.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굳이 제철소 지하로 들어갈 필요 없이 단지를 전면 봉쇄하라고 일종의 고사 작전을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결사 항전의 자세로 항복을 거부하자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일 정기적으로 화상 연설을 통해 대내외에 전황을 알리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5일에는 의료자선단체에 보낸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병원들이 파괴돼 지금 의료 체계가 붕괴 상태에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된다고 합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모든 것이 파괴됐지만, 의료 기관만 따지면 병원, 산부인과, 외래 진료소 등 400여 개 의료 시설이 파괴됐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는 곧, 암 환자가 치료받을 수 없고, 당뇨병 환자들이 필요한 인슐린이 부족하며, 수술할 수 없는 상황을 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의료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인도주의 국제협약인 ‘제네바협약’에 저촉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2일, 러시아군이 개전 이래 적어도 150차례 이상 우크라이나의 의료 시설을 공격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러시아군의 의료 시설 공격으로 숨진 사람은 7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WHO는 의료 시설과 의료 종사자들이 공격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민간 시설이나 의료 시설이 아니라 군사적, 전략적 목표물만 공격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 시설이나 의료 시설 파괴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의 자작극이라며 혐의를 일절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에게 사과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군요?
기자) 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최근의 사태를 논의하면서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습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나치 정권의 아돌프 히틀러가 유대인이었다는 발언을 해 이스라엘의 공분을 샀는데요. 아돌프 히틀러는 2차 대전 때 유대인들을 집단 학살한 ‘홀로코스트’의 주범으로, 유대인들에게는 끔찍한 인물입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은 무슨 맥락에서 그런 발언을 한 거죠?
기자) 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잘못된 나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이런 신나치 성향 인사들을 제거하는 ‘탈나치화’ ‘탈군사화’가 이번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대계 혈통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이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라브로프 장관이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점을 지적받자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었다고 답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올해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오는 9월 열릴 예정이었던 ‘제19회 아시안게임’이 연기됐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6일 집행이사회 회의 후 성명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과 대회 규모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원래 대회 일정이 어떻게 됐죠?
기자) 9월 10일부터 25일까지입니다. 항저우 조직위원회가 지난달 초 발표한 바에 따르면 44개국과 지역에서 1만 1천 명 이상의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고요. 이를 위한 56개 경기 시설도 모두 완성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 일정은 잡혔습니까?
기자) OCA 측은 가까운 시일 안에 새 날짜를 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OCA는 또 제19회 아시안게임이라는 이름과 상징, 엠블럼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안게임 연기와 함께 12월 중국 광둥성 산터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청소년 아시안게임도 연기됐습니다.
진행자) 그간, 중국의 코로나 상황 때문에 게임이 혹시 연기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구 2천500만의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는 한 달 넘게 봉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수도 베이징에서도 확산세를 보이면서 베이징도 봉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항저우시는 상하이와 약 180km,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베이징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초강력 방역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상하이처럼 도시 전면 봉쇄를 단행하지 않는 대신 시내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버스 운행을 통제하며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현재 베이징 시내 지하철역은 40곳 이상 폐쇄됐고요.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베이징 시내 식당과 주점은 배달만 가능하고요. 출석 수업도 무기한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장기간 봉쇄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중국 지도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강력한 이른바 ‘제로 코로나 (Zero-Covid)’ 방역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밝혔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5일 열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느슨하게 통제하면 대규모 감염과 중증 환자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과 중앙정부가 결정한 방역 정책을 완전히 이해하고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의 코로나 상황은 어느 정도죠?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최근 28일간 보고된 확진자는 약 74만 9천 명, 사망자는 1천291명입니다. 한편 5일 수도 베이징에서는 55건의 신규 감염 건수가 보고됐고요. 사망자는 없습니다. 반면 상하이에서는 245건의 신규 감염 건수가 보고됐고, 12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6월 석유 생산 규모를 결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와 멕시코 등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OPEC+’가 5일 온라인으로 정례 회의를 열고 6월 생산량을 논의했는데요. OPEC+는 6월에도 하루 43만2천 배럴씩 증산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기존 증산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OPEC+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수요가 급감하자, 하루 산유량을 약 1천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유가가 급등하고 지난해 봄부터 경제가 조금씩 회복하면서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해왔고요. 5월부터는 하루 43만2천 배럴로 소량 늘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 시장 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올해 들어 유가는 40% 이상 뛰었습니다. 현재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며 연일 고공행진 중인데요. 미국과 서방 세계는 이들 산유국에 계속 증산을 촉구하고 있지만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 정례회의에서도 OPEC+는 기존의 증산 속도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OPEC+에는 또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12%를 차지하는 주요 석유 수출국의 하나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는 하루 약 380만 배럴의 원유를 유럽연합(EU)에 보냈고요. EU의 정유공장들은 이를 휘발유, 디젤 등으로 전환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공급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EU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추진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EU 집행부는 지난 4일,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처를 담은 러시아 제재안을 내놨는데요. 러시아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여 6개월 안에 중단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제재안이 27개 회원국의 동의를 받아 발효되면, 이는 곧 국제 원유 시장에는 그만큼 공급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국제 유가는 더 치솟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유럽에 팔지 못하는 석유를 다른 곳으로 팔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러시아가 아시아 같은 다른 나라로 수출로를 찾을 수는 있습니다. 이미 인도 같은 나라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즉 유럽과 러시아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기존의 송유관도 있지만, 아시아로 가는 송유관이나 철도 수송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해상을 통한 운송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해상 운송을 이용할 경우 안전 문제와 함께, 경비가 훨씬 많이 든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국제 사회의 제재를 감내하며 러시아산 석유를 운반하겠다고 유조선 회사들이 나서기도 쉽지 않아 공급 부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있죠?
기자) 네. 조 바이든 행정부는 4월부터 매일 100만 배럴씩 정부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하고, 미국 가정의 고통이 되고 있는 유가를 낮추기 위해 6개월간 매일 1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로이터 통신과 AP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