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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보복 확대, 핀란드에 가스 공급 중단...미 400억 달러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 가결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 모스크바 사옥 (자료사진)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 모스크바 사옥 (자료사진)

러시아가 21일 핀란드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핀란드 국영 에너지업체 '가숨'이 20일 발표했습니다.

가숨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핀란드로 오는 천연가스가 5월 21일 오전 7시를 기해 끊길 것이라고 가즈프롬엑스포트 측이 통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가즈프롬엑스포트'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수출분야 자회사입니다. 가숨과 가즈프롬엑스포트 측은 루블화로 대금을 지불하라는 러시아 당국의 방침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핀란드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68%에 육박합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에 이어질 파장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카 윌리아넨 가숨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을 이미 대비해왔다면서 공급망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이날(20일) 강조했습니다.

발트해 국가들 간 가스공급망인 '발틱커넥터' 가스관을 거쳐 다른 곳에서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겨울까지 상황이 장기화되면 도전적인 환경을 맞을 수도 있다고 가숨 측은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의 이같은 움직임은 핀란드가 스웨덴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절차를 밟는데 대한 보복 조치 확대의 일환으로 파악됩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북유럽 지역의 안정과 안보 유지에 심각한 손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보복 조치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면서, "군사적·기술적인 방법과 그 밖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지난 14일 러시아 측은 핀란드에 전력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러시아산 전력은 핀란드 전체 사용량의 10%를 차지합니다.

러시아가 핀란드와 스웨덴 가운데, 특히 이렇게 핀란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808mi(약 1천300km)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현황. 파란색 영역이 30개 회원국. 붉은 글자로 쓴 스웨덴과 핀란드가 지난 18일 신규 가입 신청서를 냈다. 노란색 영역은 그 밖에 가입을 희망한 나라들.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현황. 파란색 영역이 30개 회원국. 붉은 글자로 쓴 스웨덴과 핀란드가 지난 18일 신규 가입 신청서를 냈다. 노란색 영역은 그 밖에 가입을 희망한 나라들.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핀란드는 중립 노선을 추구하면서 군사 동맹에 관여하지 않았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안보 환경이 급변한 뒤 나토 가입을 검토해 지난 18일 공식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핀란드와 같이 군사 비동맹주의 국가였던 스웨덴도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두 나라의 나토 합류를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 후,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지지"를 확인했습니다.

■ 미 400억 달러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 가결

이런 가운데, 미국의 400억달러 규모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이 하원에 이어 19일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찬성 86대 반대 11의 압도적인 지지로 관련 예산안을 가결했습니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의원 전원이 찬성했고, 반대 11표는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습니다.

전체 400억 달러 가운데 201억달러는 군수, 80억달러는 재정 지원에 투입하고 9억달러가 피란민 지원 사업에 배정됩니다.

다수당 대표인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번 긴급 지원법안을 처리함으로써 상원은 이제 우크라이나를 승리로 이끌 확실한 도움이 가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예산안이 조 바이든 서명을 거쳐 집행 확정되면 미국은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총 500억달러 이상을 지원하게 됩니다.

한국과 일본을 순방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서 이번 추가 지원 예산안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 러시아군 전범재판 무기징역 구형

우크라이나에서 첫 전쟁 범죄 재판을 받고 있는 러시아 육군 바딤 쉬시마린 병장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19일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이같은 구형량을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쉬시마린 병장은 개전 나흘 뒤인 2월 28일 오전 11시께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자전거를 탄 채 휴대전화로 통화화던 비무장 62세 남성을 AK-47 소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앞서 기소됐습니다.

쉬시마린 병장은 전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이날(19일) 공판에서는 범행 경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다른 병사들과 함께 러시아에 있는 본대에 합류하려고 훔친 폭스바겐 차량을 타고 마을을 떠나던 중이었다고 범행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희생자를 발견한 뒤 서너 발을 근접사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병사가 강압적인 어조로 자신이 쏘지 않으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압박한 병사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는 상관이 아닌,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일반 병사라고 부연했습니다.

지난 심리에서는 명령에 따라 사격했다고 진술했었으나, 설명이 바뀐 것입니다.

상관이 아닌 병사의 말에 따를 의무가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쉬시마린 병장은 "아니오"라고 명확히 답했습니다.

쉬시마린 병장은 이렇게 말한 뒤, 법정에 나온 희생자 부인을 바라보며 "나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검찰은 쉬시마린 병장의 범행을 포함해, 현재 전쟁 범죄로 다룰 수 있는 사건이 1만700건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혐의자는 600명 선으로 추릴 수 있고, 러시아군 장병 외에 정부 당국자들도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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