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무인 비행기) 수백 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이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브리핑에서 "이란 정부가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기종을 포함해 드론 수백 대를 러시아에 공급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드론이 이미 공급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란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러시아군에 자국산 드론 사용법을 교육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이란이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에도 유사한 드론을 제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고성능 이란산 드론
드론은 전장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정밀 목표물 타격 등 공격부터 정찰까지 다방면으로 활용됩니다.
이란은 공격용 드론 기술이 상당히 발전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동 지역 이웃 국가들을 상대로 실전에 활용해왔습니다.
이란산 '가자 샤히드 149' 드론은 최대 비행거리 7천km에 폭탄 13개를 탑재할 수있는 고성능을 갖췄습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배치할 경우 유럽의 어느 도시도 타격할 수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스위치블레이드' 활용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으로부터 지원 받은 '스위치블레이드' 등 최첨단 공격용 드론을 실전에 쓰고 있습니다.
스위치블레이드는 표적에 접촉하면 폭발해 '가미카제 드론'이라고도 불립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와 함께, 미국이 제공한 '피닉스 고스트' 전술 드론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피닉스 고스트'는 스위치블레이드를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사항에 맞춰 개조한 기종입니다.
특히 피닉스 고스트는 본체에 야간 투시 능력을 향상한 열화상 카메라 등을 장착하고,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의 완전군장에 포함된 배낭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 휴대성도 높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터키(최근 '튀르키예'로 국호 변경)제 '바이락타르 TB2' 드론은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군 타격에 전과를 올렸습니다.
◼︎ 러시아 무기 고갈되는 듯
러시아가 이란에서 드론을 제공받으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무기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리번 보좌관은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군 고위 관계자는 12일 VOA와의 통화에서 "러시아군은 정찰·전자전용으로 자국산 드론을 사용해왔지만 운용 가능한 물량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특히 정찰용 드론을 많이 잃었다"며 "공격용 드론의 경우엔 아직 기술 초기 수준이라 실전 사용은 못하고 자체 생산도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 바이든 중동 순방
설리번 보좌관의 이같은 발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중동 순방 길에 오르기 하루 전에 나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워싱턴 D.C.를 떠나, 13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합니다. 이란에 대한 견제 강화가 이번 순방의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 푸틴 이란 방문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9일 이란을 방문한다고 12일 크렘린궁이 발표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관련 러시아-이란-터키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에 간다고 이날(12일) 브리핑했습니다.
해당 3국 정상회의는 '아스타나 포맷'으로 불립니다. 지난 2017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푸틴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당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만나 시리아 내전의 휴전 협상을 중재한 바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이란 방문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 지난해 말 취임한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주요 현안을 논의하게 됩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외 방문을 하지 않다가, 지난 말 중앙아시아의 타지크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을 찾았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