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정전기념일 69주년을 맞아 이곳 워싱턴에서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수백 명이 워싱턴을 찾았는데, 이들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거듭 강조하며 한국전쟁은 ‘잊힌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리는 포고문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각지에서 참전용사 수백 명이 워싱턴을 찾았습니다.
워싱턴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27일 열리는 ‘추모의 벽’ 준공식 행사를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한 한국전쟁 참전용사추모재단은 26일 VOA에, 300~400명의 참전용사들과 수백 명의 가족, 전사자 유가족 등 1천 명이 훨씬 넘는 관계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워싱턴을 방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이를 계기로 26일~27일까지 이틀 동안 한국전쟁 관련 연례 특별 브리핑을 열어 전사자 유가족과 참전용사들에게 유해 발굴과 송환 등에 관한 정부의 입장과 노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26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는 미국의 역사·사회 교사 62명 등 유엔 참전국 교사 65명이 모여 참전국 다음 세대에게 한국전쟁의 의미를 가르치고 이를 계승하기 위한 제3회 월드 콩그레스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특히 미군 유해 발굴 과정 등을 최초로 추가한 200쪽이 넘는 2차 자료집을 만들어 참전용사들과 가족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래리 키나드 전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 회장은 VOA에, 참전용사들의 ‘잊힌 승리’를 후세대에 전하려는 노력이 무척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키나드 전 KWVA 회장] “Today, what he's doing and working with the teachers from all over the world is going to be to help preserve and make people understand that what we did in Korea was something good. We saved the nation, we saved the people. And what we're talking about is a forgotten victory. Not a forgotten war.”
키나드 전 회장은 미국의 민간단체인 한국전쟁유업재단의 한종우 이사장과 전 세계 교사들이 협력해 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한국에서 한 일이 유익했다는 사실을 보존하고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과 한국인들을 구했다”며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라 잊힌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에는 참전용사뿐 아니라 ‘추모의 벽’ 건립에 2천 360만 달러를 지원한 한국 정부를 대표해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 관리들과 한국 기독교 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의 민관 대표단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알링턴 국립묘지와 미 참전용사 보훈병원, 미 국립육군박물관의 켈로(KLO) 부대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참전용사들을 위한 다양한 감사 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민식 처장은 26일 VOA에, ‘추모의 벽’에 미군 전사자 3만 6천 634명뿐 아니라 한국 카투사 7천 174명의 이름이 최초로 포함됐다며, 이는 한미동맹의 가치와 굳건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민식 한국 국가보훈처장 ] “이것은 한미동맹의 심볼이 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런 것을 통해 향후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 미국의 젊은 세대에 한미동맹의 가치, 자유와 평화의 가치가 이어지도록, 이번 추모의 벽 행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대한민국은 결코 잊지 않습니다. 미국과 미국 군인들이 6·25 전쟁에서 했던 희생과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날 오후에는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유가족들이 먼저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고, 이어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만찬이 이어졌습니다.
‘NBC’ 등 미국 주요 언론과 지방 매체들도 ‘추모의 벽’ 건립과 90세 안팎의 참전용사들이 워싱턴을 찾는다는 소식을 다루며 자유 수호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의 업적을 연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녹취: 미국 방송들 보도]
참전용사들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볼 때 자신들의 참전과 전우들의 희생이 값진 것임을 거듭 느낀다며, ‘추모의 벽’ 건립 등을 통해 자유의 소중함을 다음 세대에 계속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27일 열리는 추모의 벽 준공식에는 미국과 한국의 정부 고위 관리들과 참전용사, 가족, 미국 내 한인 등 최대 3천여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