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교사들, 한국전 새 교육자료집 펴내...전쟁 실종자 '유해발굴·신원확인' 활동 처음 담아


워싱턴 D.C.에 모인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미국 내 역사·사회 교사들이 26일 제3회 월드콩그레스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워싱턴 D.C.에 모인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미국 내 역사·사회 교사들이 26일 제3회 월드콩그레스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공원의 역사와 배경, 미군 실종자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과정을 담은 최초의 교사용 교육자료집이 미국에서 발간됐습니다. 현장의 교사들이 직접 제작했는데, 학생들에게 참전용사들이 남긴 유업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폭넓게 가르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내 26개 주에서 역사와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60여 명의 교사가 26일 워싱턴에 모여 교사를 위한 한국전쟁 관련 제3회 월드 콩그레스 행사를 열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한국전쟁유업재단(KWLF)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22개 유엔 참전국 교사들의 참여를 목표로 지난 2020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행사로, 미국 초·중·고등학교 사회와 역사 교사 연합체인 NCSS(National Council for the Social Studies) 회원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의 이사장인 한종우 시러큐스대 교수는 26일 VOA에, 이 행사를 통해 새로 발간한 216쪽의 교육 자료집 ‘희생을 기리며’(Honoring Sacrifice)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한종우 교수] “이 자료집은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의 역사, 배경, 만들어 놓은 이유, 기능 등을 설명하고요. 또 절반은 미군 유해 감식반이라고 하죠. (미 국방부 산하) DPAA 어카운팅 에이전시, 하와이에 본부가 있는데요. 미군 참전용사들이 어디에 묻혀있고 유해를 발굴해서 그분들의 신원을 유전자 등 여러 과학적 방법으로 확인해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활동에 대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만든 방대한 교육자료집입니다. 미국의 역사와 사회 선생들이 초중고 막론하고 가르칠 수 있는 첫 자료집이죠.”

한 교수는 미국 내 학교에서 한국전쟁 자료는 베트남전쟁과 비교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관심이 적다며, 2019년에 펴낸 첫 자료집(The Korean War and Its Legacy)과 더불어 이번에 펴낸 ‘희생을 기리며’는 미국의 교사들에게 상당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자료집은 NCSS 소속 미국 교사들이 참전용사 인터뷰 등을 통해 교사들의 눈높이에 맞게 직접 제작한 것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교사들은 매우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며 반겼습니다.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톨리도에 있는 중·고등학교에서 30년째 역사를 가르치는 모나 알-하이아니 씨입니다.

[녹취: 모나 알-하이아니 교사] “As a history teacher, we really were not taught ourselves about the significance and the importance and the sacrifice of the Korean War. Now, as America loves their monuments, we now have a place where children can go,”

알-하이아니 교사는 이날 VOA에, 자신을 비롯해 미국의 역사 교사들조차 한국 전쟁의 중요성과 희생에 관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며, 미국인들이 기념비를 사랑하는 만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소개하는 자료집 등을 통해 학생들이 참전용사들의 업적을 제대로 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의 사무총장으로 뉴욕주 스프링빌 중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조셉 카브 교사는 한국전쟁이 미국에서 너무 오랫동안 무시돼 왔기 때문에 이 행사와 교육자료집 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이 제작한 책자와 물품.
한국전쟁유업재단이 제작한 책자와 물품.

[녹취: 조셉 카브 교사] “The event is so important because the Korean War has been ignored for too long. When you look at the legacy of the Korean War, the United States and the United Nations preserved South Korea in the South Korean people have created an incredible democracy, they have created an incredible economy, and they're very close ally with the United States. However, many teachers do not teach about this in the United States.”

한국전쟁의 유업을 볼 때 미국과 유엔은 한국인들이 놀라운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루도록 도왔고, 미국과 긴밀한 동맹을 맺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많은 교사가 이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카브 교사는 이런 이유 때문에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그 유업을 기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가보훈처의 재정 지원으로 제작된 이 교육자료집은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의 벽’ 행사에 참석한 수백 명의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헌정됐습니다.

래리 키나드 전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 회장은 이날 VOA에, 참전용사들의 ‘잊힌 승리’를 후세대에 전하려는 노력이 무척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키나드 전 KWVA 회장] “Today, what he's doing and working with the teachers from all over the world is going to be to help preserve and make people understand that what we did in Korea was something good. We saved the nation, we saved the people. And what we're talking about is a forgotten victory. Not a forgotten war.”

키나드 전 회장은 한종우 교수와 전 세계 교사들이 협력해 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한국에서 한 일이 유익했다는 사실을 보존하고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내년에 캐나다와 터키를 시작으로,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22개국에서 이 교육자료집을 발간해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