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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 "북한 핵공격 가능성은 '현실'...북 전술핵 사용 '제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 (자료사진)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 (자료사진)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이 예전에는 이론적인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됐다고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이 평가했습니다. 헤이글 전 장관은 27일 VOA 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이 한국과 함께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헤이글 전 장관은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의 타이완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선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출신인 헤이글 전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제24대 국방장관을 지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헤이글 전 장관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고, 2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한 국방 장관 회담에서도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가 논의될 예정입니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을 어떻게 더 강화할 수 있을까요?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 저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해 여러 한국과 아시아 고위 당국자들과 지도자들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질문에 답하자면 미한 관계의 ‘전략적 초점’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1953년에 시작된 양국 관계는 매우 강력한 관계로 발전했고, 단지 군사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 무역, 외교에서도 전략적인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물론 국방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F35 전투기들이 함께 비행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계속해서 연합훈련을 진전시키고 있으며, 이는 신흥 위협에 대응하는데 있어 핵심입니다.

척 헤이글(화면 왼쪽) 전 미 국방장관이 27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척 헤이글(화면 왼쪽) 전 미 국방장관이 27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기자) 전략적 초점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북한의 잦은 도발과 중국의 강압적 행동을 감안할 때 그렇습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헤이글 전 장관) 그것이 우리가 처한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전 세계는 지금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합니다. 한국에 대한 북한과 중국의 위협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한국 국방장관이 29일 오스틴 장관을 만날 텐데, 이러한 회의를 통해 새로운 무기 플랫폼을 논의하는 것, 새로운 국방 전략을 짜는 것, 그리고 외교와 경제 전략을 함께 세우는 것은 모두 억지력을 강화합니다. 동맹은 핵심적으로 중요하며, 일본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본은 그 자체로서 매우 중요한 나라이며, 2차대전 이래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결해야 할 이견이 있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이 제기하는 더욱 큰 위협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도태평양에서 호주라는 미국의 강력한 동맹도 있습니다. 이 모든 움직임이 강력한 억지력을 구축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기자) 한국에서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셨다고 했는데요, 미국으로부터 더욱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을 받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미국이 현재 제공하는 확장억제에 대한 의심이나 불안이 있었습니까?

헤이글 전 장관) 저는 그런 점을 일부 느꼈습니다. 저는 한 달 전 미국에서 박진 외교장관을 만났습니다. 윤석열 정부 취임 이래 여러 다른 기류가 있고, 윤 정부는 북한, 중국 등의 위협에 대응하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 지도부 사이에 일부 우려를 파악했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미국의 공약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장기적인 공약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압도적인 현안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더 확신을 줘야 하고, 실제 현실에서 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인식에도 확신을 더 줘야 합니다. 이번 주 열리는 회의들이 확신을 주는 일에서 도움을 줄 것이며, 양국 의원들의 교류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기자) 미국이 한국에 확신을 더 주는 부분에 있어 헤이글 전 장관님께서는 작년 ‘핵 확산 방지와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이라는 보고서에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셨습니다. 나토식 핵공유 제도, 재래식-핵무기 이중용도 무기체계 증강배치, 동맹 내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언급하셨는데요. 아시아 핵기획그룹 창설도 제안하셨죠? 어떤 방안이 가장 적절할까요?

헤이글 전 장관) 현 시점에서 한국, 미국, 전 세계가 직면한 위협을 감안하면 우리는 미래를 대비하는 방식으로 여러 다른 선택지들에 대해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제가 언급한 세 가지 방식 이외에 다른 방법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그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지 않아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어떤 일들이 진행 중인지 충분히 알고 있고, 과거에 목격한 일들, 책임졌던 일들이 있기에 우리가 지금 억지력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위협에 더욱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 세계는 10년 전, 5년 전과 다릅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하는 일을 보세요. 한국 근처에는 중국과 타이완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면밀히 연구하고 있고, 타이완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 주변의 전략적 초점과 억지 문제의 한 부분에 불과하죠.

기자) 지난해 보고서에서 아시아 핵기획그룹 창설을 제안하셨습니다.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참여하는 조율기구와 같은 개념으로 핵무기 운용에 대한 의사결정과 핵전략을 논의할 목적이죠. 아시아 핵기획그룹의 직접적인 혜택은 무엇이 있을까요?

헤이글 전 장관) 저는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고 전문가가 아니지만, 이것은(아시아 핵기획그룹) 북한이나 중국의 핵 공격의 현실을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 선택지를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핵 공격(가능성)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어떻게 대응할 지 계획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죠. 물론 우리는 과거에 이런 일들을 해왔고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연성과 위협의 직접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실재적입니다. 예전에는 이론적인 수준에서 생각하고 논의했죠. 함께 마주앉아 핵위협에 집중할 수 있는 실제적인 프로그램, 실제적인 새로운 작전과 증강, 훈련을 논의하는 것은 매우 유용합니다. 왜냐하면 시작점이기 때문이죠. 함께 계획하고 합의하고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자) 북한이 한국에 대해 핵공격을 할 때 미국이 핵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요? 재래식 수준의 방어 이외에?

헤이글 전 장관) 그것은 계획을 세우는 영역에 속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위해 계획하고 훈련합니다. 우리는 가정적인 상황들을 언제나 미리 내다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합훈련이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상호방위) 조약을 맺고 있기에 한국을 방어할 의무가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공격일지라도 핵공격이든 재래식 공격이든 미국이 개입되게 됩니다. 저는 한국을 위해 어떤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지, 한국 스스로 핵 능력을 가질 가능성을 검토해야 할지 등 앞서 가지 않겠습니다. 모든 것은 아직 이론적인 범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면밀히 검토하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날 위협이 너무나 실재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국과 함께 억지력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고, 일본도 취약합니다. 일본도 이 대화에 참여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300 마일 반경의 전술 핵무기일 뿐이야’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만일 핵무기가 어디에선가 사용된다면, 그것은 전술 핵무기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전쟁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기자) 더 큰 핵무기가 동원된다는 뜻인가요?

헤이글 전 장관) 물론이죠. 우리는 한국과 조약을 맺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일각에서는 ‘제한적’이라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한 국가가 공격 받으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반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고조되는 것입니다. 전술 핵무기가 동원됐을 때 (전쟁이 고조되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실 세계에 살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기자)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의 2월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71%가 자체 핵무기 개발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헤이글 전 장관) 그것은 한국의 결정입니다. 저는 그것이 옳다, 그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결정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이 그런 결정을 내리면 한국은 핵무장 국가가 되고 모든 것이 변하게 됩니다. 완전히 달라집니다. 옳은 결정 일수도 있겠죠. 글쎄요. 그렇기 때문에 핵기획그룹 등을 통해 미국과 한국이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것입니다. 일본도 그 과정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일본도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고, 일본에서도 핵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너무 깊이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고, 모든 내밀한 구상을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국가가 핵무기를 생산하겠다고 결정하면 그것은 큰 결정이고 모든 것이 바뀝니다.

기자) 어떤 점이 바뀐다는 것인가요?

헤이글 전 장관) 당신이 핵국가가 되고 핵위협이 되는 것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에도 핵위협이 되는 것입니다. 핵무기를 보유하면 다른 국가들의 외교적 반응, 인식이 달라지고, 동맹들이 다른 방식으로 대오를 형성합니다. 경제관계와 무역이 바뀝니다.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고 중대한 일입니다. 한국 지도자들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 국민들의 결정이고, 한국은 우리와 협의를 할 것이며 우리는 최선의 조언을 줄 것입니다. 저는 바이든 정부의 공식 입장을 알지 못하며 물어본 적도 없습니다.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타이완의 유사는 일본의 유사이며, 일미 동맹의 유사이기도 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데요.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군도 타이완을 수호하는 미군을 지원해 군사개입을 하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헤이글 전 장관) 상호방위조약의 문구가 한국에 그런 의무를 지우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앞서 여러 번 강조했듯 동맹이 함께 협력하는 것이 너무 중요합니다. 아베 전 총리가 정확했습니다.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고 공격하면 일본은 바로 그 옆에 있고, 반응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도 같은 상황입니다.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바로 그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전 지역에 관련될 것입니다. 중국과 타이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을 포함한 모두가 관여할 것이고 매우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이 동맹들이 함께 이런 상황들을 함께 생각하고 대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작은 이견은 제쳐두고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타이완과 공식 외교 관계는 없지만 타이완의 자유와 독립을 존중합니다. 이 문제를 역내 다른 국가들을 배제한 채 단독으로 고립돼서 접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기자) 유럽의 나토와 같이, 동북아시아에도 미국, 일본, 한국의 다자안보동맹이 가능할까요? 미국이 원하는 것입니까?

헤이글 전 장관) 미국이 원하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닙니다. 저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오스틴 장관과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 한국 등 모든 유관국들이 이것이(다자안보동맹) 예를 들어 중국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고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납득이 되면 탐색해야 하지만, 미국이 결정을 내려줄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가치있고 의미가 있으려면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고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그 때만이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현 가능성은 검토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에게는 맞는 선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다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일에 완전한 즉각적인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나쁜 결정으로부터 회복하고 수정할 수 있는 오차 범위가 없습니다. 그런 날들은 지났습니다. 우리 모든 자유국가들은 올바른 첫 선택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는 협의,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한 현실 직시, 제가 지난해 제안한 모든 선택지들, 그리고 기자가 언급한 그 방안(다자안보동맹) 이것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각국에 달린 것입니다.

지금까지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과 동북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안보 전략에 대해 들었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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