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전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방역체계를 낮췄던 북한에서 다시 발열자가 발생했습니다. 북한은 곧바로 독감 환자라고 말을 바꿨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 진단 역량이 부족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 등을 거부하는 것은 주민들을 더욱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지난 23일 양강도에서 '악성전염병'으로 의심되는 4명의 유열자가 발생해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가 나온 뒤 하루 만인 26일에는 북한 노동신문이 발열자 4명은 모두 독감에 걸렸었다면서 이들 모두 정상 체온으로 회복됐고 해당 지역에 대한 봉쇄는 해제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0일 북한 지도부가 대대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전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방역체계를 낮추고 2주일도 안 되 발열자가 발생하자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북한의 부정확한 진단 기준을 지적하며 주민들의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던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으로 북한 내 주기적인
코로나 재유행과 변이 가능성을 지적했던 길버트 번햄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VOA에, 북한 지도부 정책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번햄 교수는 코로나 백신 접종 없이 집단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북한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취약한 북한의 의료 시스템, 만성적인 식량난과 맞물려 더 큰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는 대북 지원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코백스의 대변인은 26일 ‘신종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북한에 또다시 발열자가 발생한 데 따른 대북 지원 정책과 관련한VOA의 서면 질의에 백신 할당은 국가 수요를 토대로 하며 현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요청하면 코백스는 17억 회 분에 가까운 백신을 146개국에 지원했던 것처럼 북한에게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 WHO는 25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북한 내 코로나 상황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북한으로부터 매우 제한된 정보를 받고 있다면서 북한을 포함한 회원국들이 WHO에 내부 정부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크 라이언 / 세계보건기구 WHO긴급대응팀장
“매일 , 매주, 매월 단위로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는 필요하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기 힘듭니다.”
라이안 팀장은 이어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적에 전념하고 있는 만큼 회원국들은 자국 내 상황을 알려줘야 각국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