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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방사성 물질 뿜어져 나올 위험"...자포리자 원전 일대 긴장감 고조


지난 22일 촬영한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단지 내 건물. (자료사진)
지난 22일 촬영한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단지 내 건물.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인 에네르고아톰은 27일, 자포리자 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원전 상황에 관해 "러시아군 포격으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위험성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군이 하루 종일 반복적으로 원전 부지에 포격을 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주기적인 포격으로 원전 기반 시설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방사성 물질이 뿜어져 나오거나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유럽 최대 원전' 안전 우려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개를 보유하고 있어, 단일 규모로는 유럽 최대입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개전 9일째였던 3월 4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해당 원전 시설와 주변 지역 등을 점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원전 통제권을 장악한 상태에서, 실무는 에네르고아톰 소속 우크라이나 인력이 맡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 해당 원전 일대에 포격이 잇따르면서 방사능 누출 등 사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원전 주변에서 상대방이 도발하고 있다며 서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원전을 폐쇄할 수 있다고도 경고한 바 있습니다.

■ 잇따른 포격에 운영 불안까지

지난 25일에는 원전으로 들어가는 전력이 일시적으로 끊기는 일도 있었습니다.

핵발전소에 전력 공급이 끊겨 냉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체르노빌에서 발생했던 노심 융용(멜트다운)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25일) 밤 영상 연설에서 이같은 사실을 언급하고, 원전에 전력 공급이 끊기자 디젤 발전기가 즉시 돌아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서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며 "원전 직원들이 전력 차단에 즉각 대응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이미 방사능 사고를 감당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현장 사찰 일정 협의 중

이처럼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싸고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자, 국제 사회는 전문가들의 현장 사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튀르키예'로 국호 변경)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파견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원전 통제권을 쥐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사찰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IAEA 시찰단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이 계속되면 광대한 땅에 방사능 오염을 초래하는 대재앙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했습니다.

IAEA는 현지에 사찰단을 보내기 위해 러시아 측과 구체적인 시간표 등을 협의 중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현지 상황이 위중해 며칠 안에 사찰단의 방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난 25일 프랑스24 방송 단독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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