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에 대한 공세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지역 내 일부 요충지에서 철수했습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국왕이 된 뒤 처음으로 의원들에게 연설했습니다. 현대판 노예제도 아래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이 넘었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주 안에서 러시아군을 겨냥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측은 11일 하루에만 20개가 넘는 마을을 탈환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1일 텔레그램에 “하르키우 지역에서 남쪽과 동쪽 방면뿐만 아니라 북쪽 방면으로도 진격을 시작했다”면서 “러시아 국경까지 50km가 남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이번 달 초부터 군이 3천㎢가 넘는 지역을 수복했다”고 주장했는데요. 3천㎢라면 한국 서울 면적의 6배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고 있다는 말이로군요?
기자) 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오스킬강 서쪽 하르키우 전 지역에서 병력 철수를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또 11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하르키우 지역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에 “공세가 생각보다 잘 진전됐다”며 현 공세를 언덕 아래로 구르는 눈덩이로 묘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은 러시아 쪽 발표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난 주말 하르키우주 내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했다는 발표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 배치된 부대를 동부 도네츠크 지역으로 재편성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습니다. 그는 “돈바스를 해방하기 위한 특별 군사작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군이 이같이 움직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임명한 하르키우 지역 정부 수장은 주민들에게 살려면 러시아로 대피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포기한 이지움은 요충지로 알려지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군은 그간 이지움을 동부 돈바스 지역을 공략하는 부대의 보급기지로 이용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러시아 국방부 발표가 나오기 몇 시간 전에 쿠피안스크를 탈환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쿠피안스크 시청 앞에서 국기를 들고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했는데요. 이지움에서 북쪽으로 약 73km 정도 떨어져 있는 쿠피안스크도 이지움처럼 보급 요충지입니다.
진행자) 이지움과 쿠피안스크 탈환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밤 영상 연설에서 “요즘 러시아군이 그들의 등을 보이는 것 같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물론 도망가기로 한 것은 좋은 결정이다”라고 비꼬았습니다.
진행자) 하르키우 지역에서의 상황 변화가 우크라이나로서는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진격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표로 간주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최근 상황 전개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패배시킬 수 있고, 더 많은 서구 무기가 있으면 더 빨리 전쟁을 끝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요충지 상실이 뼈아픈 패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이지움 상실이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공략 실패 이후 러시아군에 최악의 패배라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 반군을 이끌었던 이고르 기르킨도 텔레그램에 러시아군 철수가 큰 패배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11일 미사일로 발전소를 공격해 하르키우와 인접 폴타바, 수미 지역에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최근 수세에 몰린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전 세계의 우려를 낳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회사인 에네르고아톰은 유일하게 가동 중이던 6번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원자로를 ‘냉온 정지’ 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11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포격으로 원전에 연결된 전력선이 다시 끊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력선은 복구됐습니까?
기자) 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로 냉각에 필요한 외부 전력을 공급하는 예비 전력선 하나가 복구됐다고 11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영국 소식입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국왕이 된 뒤 처음으로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12일 영국 웨스트민스터 홀에서는 상·하원 의장이 주관해 최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고 새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찰스 3세가 이 자리에서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찰스 3세가 연설에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새 국왕은 서거한 모친을 기리고 헌법적 정부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하나님의 도움과 의회의 조언을 받아 사심 없는 의무의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나는 이를 충실하게 따를 각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의회는 영국 민주주의의 살아있고 숨 쉬는 도구”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엔 찰스 3세를 영국의 새 국왕으로 선포하는 의식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즉위위원회’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뒤를 이은 찰스 3세를 10일 영국과 영연방 소속 14개국의 새로운 국왕으로 공식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이미 찰스 3세는 영국 국왕이 된 것 아니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701년에 만든 왕위계승법에 따라 전임 여왕이 서거한 시점에 자동으로 왕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즉위위원회가 새 국왕을 선포하는 예식은 기본적으로 상징적입니다. 영국에서는 보통 국왕이 서거한 뒤 24시간 안에 새 국왕이 선포되는데요. 이번에는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진행자) 새 국왕을 선포하는 예식이 오래된 전통인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원이 수 세기 전으로 올라갑니다. 이 즉위위원회에는 국왕 자문기관인 추밀원의 성원들과 런던 시장, 그리고 고위급 판사들과 관리들이 참석하는데요. 그런데 이번 행사는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텔레비전으로 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이날(10일) 행사에는 찰스 3세도 참석했죠?
기자) 네. 해당 예식은 두 단계로 나눠지는데요. 첫 단계에서는 전임 국왕의 서거 소식을 알리고 새 국왕의 즉위 선포문을 낭독한 뒤에 왕실 가족들과 총리,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캔터베리 대주교와 요크 대주교 등이 여기에 서명합니다. 그러면 ‘가터 문장관’이 궁전 발코니로 나가 새 국왕의 즉위를 선포하는데요. 신임 국왕은 이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 국왕은 다음 단계에 나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앞의 예식이 끝나면 새 국왕이 행사장에 들어와서 선서하고 선서문에 서명합니다.
진행자) 찰스 3세가 이날(10일) 예식에서도 연설했죠?
기자) 네. 신임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어머니는 평생 사랑과 아낌없는 봉사를 실천했다”며 “내게 넘어온 국왕의 막중한 의무와 책임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찰스 3세는 그러면서 “어머니가 나에게 마련한 영감 있는 선례를 따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찰스 3세 즉위를 축하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두 정상이 축전을 보냈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이 축전을 통해 찰스 3세의 성공과 건강을 기원하면서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랐다고 밝혔고요. 시 주석도 축전을 통해 찰스 3세의 즉위를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찰스 3세의 대관식은 언제 하는 겁니까?
기자) 아직 일정이 없습니다. 전임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에 즉위하고 1년이 지난 뒤에 대관식을 거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일자가 확정됐죠?
기자) 네. 오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되는데요. 이날은 공휴일로 선포됐습니다. 여왕의 관은 스코틀랜드 밸모럴에서 11일 에든버러로 이동했고, 오는 13일 비행기 편으로 런던으로 옮겨지는데요. 런던으로 이동한 여왕의 유해는 장례식까지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돼 14일 오후부터 장례식 당일인 19일 새벽까지 대중에 공개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현대판 노예제도 아래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12일 공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지난 5년간 현대판 노예제도 아래 놓인 사람들의 수가 거의 1천만 명이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대판 노예제도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ILO 보고서는 ‘강제노동’과 ‘강제결혼’을 현대판 노예제도의 두 가지 형태로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위협이나 폭력, 속임수, 힘의 남용, 그리고 다른 형태의 강압으로 강제노동이나 강제결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런 현대판 노예제도 아래 놓여 있는 사람이 모두 몇 명이나 되는 겁니까?
기자) 네. 2021년 기준으로 약 5천만 명에 달하는데요. 이 가운데, 2천800만 명이 강제노동에, 그리고 2천200만 명이 강제결혼을 강요당했습니다.
진행자) 강제노동이 강제결혼보다 많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강제노동 가운데 86%는 민간 부문에서 발견할 수 있고요. 나머지 14%는 국가가 강제한 강제노동입니다. 또 강제노동에 동원된 사람 8명 가운데 1명은 아이들이라고 하는데요. 총 330만 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상업적 성적 착취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진행자)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군요?
기자) 네. 보고서는 또 전체 강제노동 가운데 상업적인 성적 착취가 23%를 차지하는데,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사람 5명 가운데 4명은 여성이나 여자아이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강제결혼을 한 사람은 2천200만 명에 달한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보다 660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보고서는 실제 강제결혼 건수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강제결혼 사례 가운데 85% 이상이 가족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또 강제결혼 가운데 3분의 2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인구당 강제결혼 비율은 아랍 국가들이 가장 높아서 1천 명당 4.8명이 강제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현대판 노예제도에 처한 사람들이 6년 동안 많이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전쟁·무장분쟁, 그리고 기후변화 같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난을 확산하고 노예화의 위험을 크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많은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줬죠?
기자) 맞습니다. 그러면서 소득이 줄고 빚이 늘면서 일부 강제노동으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또 전쟁이나 무장분쟁이 심각한 상황을 가져오고, 아이들의 강제노동이나 소년병 차출로 이어졌고요. 기후변화로 많은 사람이 집을 떠나 이민자가 됨으로써 훨씬 큰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ILO 보고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어떤 방안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법과 노동 감사의 개선과 강화, 국가 주도 강제노동 종식, 사업과 공급망에서의 강제노동이나 인신매매와 싸우기 위한 강력한 대책, 사회 보호 확대, 법적 보호 강화 등 조처를 신속하게 단행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