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 정황이 계속 관찰되고 있으며, 4번 갱도 부근 도로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영변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의 가용 면적이 약 3분의 1가량 확대된 징후도 관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12일 IAEA 이사회 성명을 통해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이어 지난 6월 3번 갱도 재개방 징후 포착 이후 몇 달 동안 광범위한 작업이 관측되지는 않았지만, 핵실험장이 여전히 활성화돼 있고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4번 갱도로 이어지는 도로에서도 새 작업이 이뤄진 것을 관찰했다면서,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고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이번 성명에서 북한 영변 핵시설의 가동 정황도 소개했습니다. 지난 1년간 영변 5MW 원자로가 작동 중이라는 징후가 계속 포착되고 있으며, 폐기물 처리 또는 유지 관리 활동과 일치하는 방사화학실험실의 간헐적 가동 징후도 관찰됐다는 것입니다.
또 영변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이 지속적으로 가동 중이며, 이 시설 건물의 외부 공사가 끝나 가용 면적이 약 3분의 1가량 확대된 징후도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핵시설로 여겨지는 강선 단지와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도 활동 징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정황이 담긴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사회 성명 내용에 대해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VOA에, 최근 계속되는 4번 갱도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북한은 여러 번의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3번 갱도에서 전술핵 등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이는 4번 갱도는 수소폭탄 실험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올리 하이노넨 /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북한이 4번 갱도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여러 번의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4번 갱도를 복구하는 이유입니다.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와 더 큰 핵폭탄인 수소폭탄을 만드는 것을 언급해왔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번 성명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정황 못지않게 영변 핵시설의 가동 정황을 밝힌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영변 핵시설 가동 정황은 매우 포괄적이며 단순한 핵무기가 아닌 핵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개요를 제공합니다. IAEA가 북한의 원자로 가동 정황과 추가적 플루토늄 생산 사실을 찾아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폐기물 처리 또는 유지 관리 활동과 일치하는 방사화학실험실의 간헐적 가동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힌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핵연료 재처리 작업을 다시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