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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포에 지난달 유조선 8척 입항…북중 유류거래 ‘전무’ 기록과 괴리


북한 남포 유류 항구 일대를 촬영한 26일 자 위성사진. 유조선 2척(원 안)이 각각 유류 부두와 해상 하역시설에 정박해 있다. 자료=Planet Labs
북한 남포 유류 항구 일대를 촬영한 26일 자 위성사진. 유조선 2척(원 안)이 각각 유류 부두와 해상 하역시설에 정박해 있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유류 항구에 수만 t을 실을 수 있는 유조선이 계속 드나들고 있습니다. 연료성 유류 수입이 ‘0’으로 잡히는 공식 기록과 괴리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북한 서해에선 선박 간 환적이 이뤄지는 듯한 장면까지 추가로 포착돼 두 불법 활동 간 연계성 여부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이 지난달 연료성 유류를 북한에 일절 공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가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자료’를 살펴본 결과 8월 한 달간 중국이 북한에 제공한 유류 제품은 아스팔트 재료인 석유 역청(112만 달러)과 윤활유용 기유(63만 달러), 윤활유( 53만 달러)뿐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일반적인 연료성 유류를 북한에 판매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러시아도 최근 수개월째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공식 무역자료만을 놓고 보면 북한에 연료성 유류를 공급하는 나라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자료가 과연 현실을 반영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북한 최대 유류 항구인 남포에 유조선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모습이 위성 사진을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8월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남포의 유류 취급 항구에 이 기간 최소 8척의 대형 유조선이 입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식 기록에 잡히지 않는 수만 t의 유류를 운송할 수 있는 유조선의 입출항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4일 총 3척의 유조선이 남포 유류 하역 부두에 정박한 상태로 발견됐는데, 이들 유조선이 같은 달 8일부터 17일 사이에 순차적으로 자취를 감추는 동안 유조선 2척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21일 또 다른 유조선 2척이 각각 유류 부두와 해상 하역시설에 정박했으며, 27일엔 기존에 있던 유조선이 모두 떠나고 새로운 유조선 1척이 자리했습니다.

이들 유조선은 모두 100m 내외 길이로, 수만 t의 유류를 운반할 수 있는 적재함을 지닌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에 비공식적으로 반입되거나 반입 대기 중인 정제유가 52만 5천 967배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 유류 항구에 입항한 유조선의 크기와 접안 횟수 등을 조사한 유엔 회원국들의 자료를 토대로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8월에 발견된 8척의 유조선 역시 적지 않은 양의 정제유를 반입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북한이 공해상에서 다른 나라 선박과 맞대는 이른바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도 유류를 밀수입하는 만큼, 남포에서 포착된 유조선 역시 공해상 등에서 얻은 유류를 북한에 하역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서해에선 선박 간 환적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북한 서해 초도 남쪽 해상에서 선박간 환적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선박 두 무리가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서해 초도 남쪽 해상에서 선박간 환적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선박 두 무리가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지난 18일 북한 서해 초도에서 남쪽으로 약 3km 지점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현장에 나란히 붙어 있는 선박 2척이 보입니다.

이 선박에서 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여러 척의 선박이 접선한 모습도 확인됩니다.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회피 수단으로 지목해 온 선박 간 환적의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물론 이들 선박이 접선한 사실을 즉각 불법 환적으로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과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에서 만나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곳에서 물품을 건네받아 이를 남포로 옮기는 장면이 포착된 것인지 주목됩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재 품목을 거래한다는 각국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은 해 9월 채택한 결의 2375호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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