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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흘만에 또 SRBM 두 발 동해상 발사...미 항모전단 훈련 중 도발 이례적


28일 한국 서울역 내 TV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28일 한국 서울역 내 TV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북한이 미한 해상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동해상에 또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 SRBM 2발을 쐈습니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미국의 항모전단이 한반도에 전개된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핵 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8일 오후 6시 10분께부터 6시 20분께까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고도 약 30㎞로 약 360㎞를 비행했으며 속도는 약 마하 6으로 탐지됐습니다.

고도 30㎞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최저 요격고도 50㎞보다 낮아 대응이 쉽지 않은 높이입니다.

군은 제원상 사흘 전 북한이 발사한 것과 유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 계열의 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사일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자주 겨냥하는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쪽을 목표로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18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습니다. 이번 발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6번째이고 지난 25일에 이어 사흘만에 이뤄진 겁니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지난 26일 시작해 29일까지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진행하는 해상연합훈련에 반발해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의 최근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를 비롯한 항모전단이 한반도에 전개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미국 항모가 한국에 왔다가 떠난 이후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적은 있지만, 미 항모가 한국에 있는 도중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거 북한은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된 상황에선 도발을 자제했지만 이번엔 항모전단이 참여한 미한 연합훈련이 펼쳐지고 있는 동해쪽으로 보란 듯이 미사일을 쐈다며, 핵 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항모전단 같은 경우 미국이 투사할 수 있는 최대치 전력이잖아요. 그럼에도 이제 상관없다, 그러니까 이게 핵 보유국이 된 이후에 핵 보유국에서 나타나는 공격적인 군사정책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수도 있어요.”

미사일 도발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시점에 맞춰 이뤄진 점 또한 미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관측입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해리스 부통령 방한 직전에,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최첨단 전력인 이스칸데르를 레이건호 코앞에 발사한 것은 대미 군사 대응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타이밍을 미국 부통령이 방한하는 시점에 맞췄잖아요. 결국 미국에 대해서 지금 나는 미국이 어떤 식으로 위협을 해도 나를 위협하거나 하면 나는 더 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그러니까 나를 위협하지 말라는 어떤 경고로 보고 싶어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간과 장소가 다양화하는 추세도 주목됩니다.

북한은 통상 아침이나 낮시간에 미사일을 쏘곤 했지만 이번엔 저녁시간을 택했습니다. 발사 장소도 사흘 전엔 평안북도 태천 일대였지만 이번엔 평양 순안 일대였습니다.

북한이 이스칸데르 등 실전배치가 끝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한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자신들의 공격 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 차원에선 나름대로 불특정 시간에 사격을 함으로써 기습을 통한 충격효과를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어요. 흔히 발사했던 시간이 아니라 해질녘에 갑자기 발사를 함으로써 기습을 통한 충격효과를 좀 더 달성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 그렇게 보여지는데.”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발언을 보면 미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읽을 수 있다며 북한이 향후에도 미사일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는 30일에는 일본 해상자위대를 포함하는 미한일 3국이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펼칠 예정이어서 북한의 추가 도발도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홍민 실장입니다.

[녹취: 홍민 실장] “향후 한미연합훈련은 크고 작은 것들이 하반기에 꽤 남아있습니다. 공중훈련부터 시작해서 여러 훈련들이 사실 몇 개 남아있어요. 그래서 이게 큰 규모의 항공모함 동원되는 것 이외에도 남은 한미연합훈련에 맞춰서 북한이 유사한 방식의 단거리급 미사일을 발사한다거나 시위용 발사를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여지고.”

올해 연초부터 지난 6월까지 잇따라 미사일을 쏘다가 약 석 달 간 잠잠했던 북한이 최근 다시 연속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서 7차 핵실험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풍계리 3번 갱도가 완성돼 핵심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만약 핵실험을 한다면 10월 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이후부터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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