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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닷새 간 세 차례 SRBM 도발...한국 "국제사회와 추가 대북 제제 방안 검토"


지난 25일 한국 서울역 내 TV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5일 한국 서울역 내 TV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닷새 만에 세 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와 추가 대북 제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오후 8시 48분께부터 8시 57분께까지 북한이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고도 약 50㎞로 약 350㎞를 비행했으며 속도는 약 마하 5로 탐지됐습니다.

제원으로 미뤄 군 당국은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방사포는 다연장 로켓의 북한식 명칭이며 초대형 방사포는 유도 기능이 있어서 한미 당국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합니다.

일각에선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돼 전날 미사일과 같이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5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평북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28일에도 평양 순안 일대에서 같은 기종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쐈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까지 최근 닷새 동안 세 차례 미사일을 쏜 겁니다.

한국 정부는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30일 “단호히 대응하고 필요하면 북한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해상, 사이버, 금융 등 여러 분야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을 방문 중인 한국의 북 핵 수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현지 시간으로 29일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미한·한일 북 핵 수석대표 유선 협의를 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양측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고 미한일 대표들은 조만간 3자 유선 협의를 통해 관련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녹취: 이효정 부대변인] “북한이 최근 닷새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유엔 안보리 결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북한의 행위에 대응하고 추가적인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대북 제재 강화를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한국 대통령실은 29일 개최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하고, 미한 공조를 바탕으로 우방국,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지만 이전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만으로 제재 강화를 논의하진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선제공격의 길을 연 핵 무력 정책 법령 제정 직후 미 항공모함 전단이 참여한 미한 연합훈련 중에 미사일 도발에 나섰다는 데 한국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추가 도발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경고성으로 강력한 대응 방안 마련을 강조한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자신감을 갖고 공세적으로 한미연합훈련에 대응을 하는 거에요. 과거 같으면 대응을 못했거든요. 그리고 그 이면엔 전술핵무기 완성 그 다음에 핵 무력 법제화 이 두 가지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 같아요. 향후에도 이게 일회성이 아니고 한미가 어떤 동향을 보이면 북한이 실전배치된 무기체계를 활용해서 대응하는 이런 양상이 반복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한이 지난 26일 시작해 29일까지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진행한 연합해상훈련과 30일 시작한 미한일 대잠수함전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무력시위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29일 방한해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행보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서 “북한에는 악랄한 독재정권,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 인권 침해가 있다”며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이 있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최근 일련의 도발이 던진 대미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며 실전배치된 다양한 전술핵 미사일들을 동원해 핵 무력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시간과 장소, 장소도 계속 바꾸지 않습니까. 그 메시지는 명확한 것 같아요. 한미가 아무리 미사일 방어망을 갖고 하더라도 다양한, 핵을 탑재한 북한의 SRBM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 능력을 현시하는 거죠.”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부연구위원도 북한의 최근 도발은 개발 중인 무기체계 시험발사가 아니라 완성된 미사일의 실전 능력을 과시하는 대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 항모 전단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되려면 대함 미사일을 써야 하는데 이번에 쏜 미사일들은 기동 중인 함정을 공격하는 데 부적합한 기종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 부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아직은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을 마친 상태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부연구위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발사한 것은 결국 북한 정권의 굉장히 강한 항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면 실제 미국의 항모 전단 등에 대응할 수단이 그리 마땅치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측면이기도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위협한 것처럼 북한의 전술핵 능력이 완성되면 북한의 군사정책이 한층 공격적으로 바뀔 것이고 이번 도발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원곤 교수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 개발 후 제한적 재래전을 더 많이 치렀다며, 이런 핵 보유국의 선례를 따라 북한도 핵 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지전과 같은 도발도 염두에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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