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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항구 드나든 ‘곡물 운송’ 선박 17척…외부 식량 유입 지속


북한 남포 항을 촬영한 5일 자 위성사진. 하얀색 물체를 실은 2척의 선박(화살표)이 발견되며, 바로 앞 부두에도 하얀색 물체(사각형 안)가 쌓여 있다. 자료=Planet Labs
북한 남포 항을 촬영한 5일 자 위성사진. 하얀색 물체를 실은 2척의 선박(화살표)이 발견되며, 바로 앞 부두에도 하얀색 물체(사각형 안)가 쌓여 있다. 자료=Planet Labs

북한이 외부에서 곡물을 유입하는 듯한 움직임이 항구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곡물 포대를 실은 선박만 17척이 발견됐는데, 식량난에 따른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달 5일 북한 남포 석탄 항구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 2척이 보입니다.

길이가 각각 150m와 90m인 이들 선박은 적재함에 석탄 대신 하얀색 물체를 실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 부두에 정박해 있는 150m 길이의 선박은 처음 이 지점에서 발견됐을 때만 해도 적재함 4개 칸 모두에 하얀색 물체를 가득 싣고 있었는데, 약 일주일이 지난 5일엔 1개 칸에만 이 물체가 남아 있습니다.

같은 기간 바로 앞 부두에 하얀색 물체가 쌓인 점으로 미뤄 선박이 하얀색 물체를 싣고 와 부두에 내려놓은 정황으로 풀이됩니다.

인근 다른 항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보입니다.

송림 항의 7일 모습. 하얀색 물체를 실은 선박과 바로 앞 부두에 놓인 하얀색 물체를 볼 수 있다. 자료=Planet Labs
송림 항의 7일 모습. 하얀색 물체를 실은 선박과 바로 앞 부두에 놓인 하얀색 물체를 볼 수 있다. 자료=Planet Labs

남포의 컨테이너 항구를 촬영한 7일 자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에선 적재함 2곳을 하얀색 물체로 채운 90m 길이의 화물선을 볼 수 있으며, 남포의 석탄 항구 바로 옆 일반 부두에서도 하얀색 물체를 실은 선박이 쉽게 발견됩니다.

VOA가 지난달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남포 일반 항구와 석탄 항, 컨테이너 항, 송림 석탄 항 등을 출입한 선박을 살펴본 결과, 하얀색 물체를 실은 선박은 모두 17척이었습니다.

앞서 VOA는 과거 이 일대를 촬영한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이 하얀색 물체가 포대 더미라는 사실을 파악한 바 있습니다.

또 이 기간 북한이 포대 단위로 운송할 수 있는 물품이 곡물인 만큼 남포 일대에서 발견된 하얀색 물체가 하얀 포대로 포장된 식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통상 7~8월 선박을 이용해 곡물로 추정되는 하얀색 물체를 실어 나르곤 했는데, 이번처럼 가을과 겨울까지 이 작업을 계속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올해 여름부터 집중 조명돼 온 식량난 때문에 북한이 수개월 동안 외부에서 식량을 들여오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7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 (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Quarterly Global Report)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8월 인도산 장립종 쌀 1만t의 수입을 추진하고 인도의 민간단체에 쌀 지원을 요청하는 등 식량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6일 함경북도 무산광산연합기업소 노동자들이 중국에서 들여온 옥수수를 싣기 위해 송림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중 접경 지역인 무산 일대에서 황해도 송림항까지 먼 거리를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석탄을 주로 취급해 온 송림항에는 실제로 지난 한 달간 하얀색 물체를 실은 대형 선박 최소 2척이 드나드는 모습이 위성에 찍혔습니다. 또 항구 곳곳에선 하얀색 물체가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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