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당국자 “북한, 미사일 발사로 46일 치 식량 허비…미 탈북민들 “김정은 무책임 극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지난달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지난달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올해 전 주민이 46일 동안 먹을 식량 비용을 미사일 발사에 허비했으며 함경도에서는 다수의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은 김씨 정권이 인재를 자초하고 있다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들은 19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올해 전 주민이 46일간 먹을 쌀 구매 비용을 미사일 발사에 허비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올해 미사일 71발을 발사했으며 서방보다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북한 생산 단가를 적용해도 약 2천600억 원(2억 달러)을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쌀 50만t을 살 수 있는 금액으로 북한 모든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양이자 내년 북한 식량 부족분(80만여t)의 6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해 최악의 식량난을 겪은 후 증산에 주력했으나 기상 악화와 비료 부족으로 올해 수확량(451만 t)은 전년 대비 18만 t이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에 예년 수준의 곡물을 도입한다고 해도 수요량 대비 80여만 t이 부족해 식량 수급 불안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식량난으로 함경도 지역에 다수의 아사자가 발생해 지역 주민들은 “눈물 없이 못 볼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당국의 수매 강요로 농장원이 검열관에게 반발하는 동향도 포착됐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 중간 간부층에서도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못하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식량 공급 담당 실무자들 사이에 “모가지가 날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앞서 지난 9월 국제 식량안보 평가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을 전년보다 17만t 증가한 121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북한 주민 10명 중 7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또 지난 10월에는 북한의 올해 쌀 생산량을 도정 후 기준 136만t으로 전망해 3년 연속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한국과 미국 정부의 분석은 국경을 3년 가까이 봉쇄하는 북한 정권의 비정상적인 정책이 야기한 ‘인재(man-made disaster)’란 지적이 국제사회에서는 지배적입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앞서 VOA에 “인재는 분명히 북한 정부의 정책에 의해 야기된다”고 지적했었습니다.

미국 터프츠대의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교수도 같은 지적을 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기아가 발생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매년 지속된다는 게 굉장히 신기한 현상입니다. 부자연스럽고. 이것이야말로 매년 반복되는 극심한 인재입니다. 고의로 주민들을 굶주림에 방치한다는 게 극심한 인권 유린이고 인재입니다. 미사일과 사치품에는 그렇게 거액을 쓰면서 북한 주민들을 먹여 살릴 생각은 안 하잖아요.”

미국에 사는 탈북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전 주민이 46일간 먹을 식량 값을 미사일 발사에 허비했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 2019년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한 야엘 씨는 19일 VOA에 “북한은 수령을 어버이로, 노동당을 어머니당으로 부르지만 이런 무책임한 부모는 세상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야엘 씨] “여기(미국) 와서 보니 참 암담하거든요. 제가 가 있던 태국이나 중국, 이곳 미국 정부는 국민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지 않습니까? 근데 북한은 정부 자체가 국민을 자식으로 보지 않고 걸레로 보기에 죽건 살건 관계가 없고 자기만 살면 된다 합니다. 어느 이 세상의 부모가 자기만 잘 산다고 하며 자식을 굶거나 죽든 상관없이 돌아앉아 자기만 먹을 수 있겠습니까?”

중국 파견 북한식당 지배인 출신으로 미국 중서부에 사는 허강일 씨는 3대 세습을 거치면서 주민들의 삶이 더욱 악화했다면서 “주민들이 이런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강일 씨] “지금 시대가 어느 때입니까? 한국이나 미국이 실제로 북한을 공격하는 것도 아닌데 진짜 국민들 생활을 잘 살게 하는 데 김정은이가 신경 써야 하는데 아직도 어린애처럼 불장난만 좋아하고 독재하기 위해서 계속 숱한 돈만 허비하고. 어휴 그 돈이면 진짜 북한 주민들이 몇 년 먹을 식량을 사고도 남겠죠. 주민들도 이제 기회만 기다리지 말고…”

북한 주민들도 이렇게 주민들의 복지보다 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의구심과 불신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최근 북한 내부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부 민심을 전했습니다.

주민들은 ‘먹고사는 게 진짜 힘든 데 많은 돈이 드는 미사일을 마구 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 당국은 강연 때마다 미국의 위협 때문에 자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고 답했습니다.

한 주민은 미사일 발사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면서 액수를 들은 뒤 “차라리 그 돈으로 우리 생활 높여주면 일도 잘하고 국가에 충성도 하고 그러겠는데 핵 만들고 미사일 쏘고 진짜 좀 이상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앞서 지난 9일 유엔 안보리에서 비공개로 북한 인권 상황을 논의한 뒤 31개국을 대표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당국의 무책임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었습니다.

성명은 “북한의 억압적인 정치적 분위기는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과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자원을 무기 개발로 돌리는 강압적인 통치 체계를 가능하게 한다”며 “최악의 침해자 중 하나는 북한 정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