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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우크라이나 전쟁 1년' 피해와 영향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들고 있는 깃발에 병사가 입을 맞추고 있다.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들고 있는 깃발에 병사가 입을 맞추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24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한 지 꼭 1년이 됐습니다. 단 며칠 만에 수도 크이우가 함락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서방의 지원 속에 우크라이나는 굳건히 버티고 있고,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그동안의 전개 과정과 전쟁이 가져온 피해, 국제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불분명한 전쟁 명분”

2022년 2월 24일 새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해를 넘겨 출구 없는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전면전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삼은 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있는 친러시아 세력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 정권 내 나치 세력을 제거하고 탈군사화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유럽을 황폐화시켰던 과거 독일 나치 정권은 유럽에 악령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대계 혈통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증조부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입니다.

그 때문에 러시아의 탈나치화 주장은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기 위한, 또는 영토 확장을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20세기 전쟁을 연상시키는 재래식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 많은 전문가가 21세기 전쟁은 인공위성, 드론 같은 최첨단 장비가 동원된 사이버 전쟁 등의 양상을 띨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기 바로 석 달 전만 해도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는 이제 더 이상 유럽 대륙에서 대규모 탱크전을 벌인다는 낡은 개념은 끝났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존슨 전 총리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탱크를 보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재래식 전투가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탄이 쏟아지는 진흙탕 위에서 보병전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의 지금 상황은 20세기 제1차 세계대전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1930년대 각국이 경쟁적으로 군비 확장에 나선 끝에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미 수십만 명 징집에 이어 150만 명 규모로 병력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오는 2030년까지 국방 예산을 지금보다 3분의 1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2차 대전 전범국이었던 독일은 오랫동안 지켜왔던 분쟁 지역 무기 제공 정책을 포기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안보 정책을 흔들어놓고 있습니다.

“숫자로 본 인명 피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1년에 맞춰 민간인 피해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갱신했습니다.

지난해 2월 24일부터 올해 2월 15일까지, 약 1년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상자는 약 2만1천3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약 8천 명, 다친 사람은 약 1만3천300명입니다. 그러니까 한 달에 약 670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하지만 전시라는 특성상 제대로 집계할 수 없어 실제 사상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 게 유엔의 이야기입니다.

사망자 가운데 남성이 3천500명, 여성은 약 2천 명인데요. 하지만 성별을 확인할 수 없는 사망자도 1천900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명 피해는 민간인에 국한된 것입니다. 전사하거나 다친 군인들까지 합친다면 피해 규모는 엄청나게 커집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17일 전황 브리핑에서, 러시아군 전사자를 약 6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부상자까지 합치면 러시아 측 사상자는 20만 명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개전 이래 러시아군 전사자가 13만8천 명에 달한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 주장인데요.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9월, 약 6천 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한 이래 사상자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전사자와 부상병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병사 약 9천 명이 전사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서방 군사 정보 당국은 우크라이나 측도 전사자와 부상병 합쳐 약 1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방의 추산을 토대로 한다면 불과 1년 동안 30만 명에 달하는 두 나라 군인이 전사 또는 부상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경제에 미친 영향”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30여 년 만에 최악의 하락을 겪었습니다.

우크라이나 경제부에 따르면 작년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쟁 전인 2021년보다 30.4% 감소했습니다.

이는 1991년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한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입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수출은 2021년 대비 35%나 추락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세계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인데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육로는 물론, 흑해를 통한 일부 수출길이 막히면서 곡물 수출이 급격히 줄었고요. 이는 곧 세계 곡물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경제도 좋을 것은 없습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러시아의 작년 GDP가 3.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고 ‘국제통화기금(IMF)’도 마이너스 2.2%로 전망하는 등 주요 국제기관들은 일제히 러시아의 경제 하락을 예측했습니다.

이번 주 러시아 정부 당국은 지난해 러시아 경제가 2.1%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서방 전문가들의 예상은 물론, 러시아 정부의 자체 전망치보다 선전한 건데요. 천연가스와 원유를 앞세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정책과 금융 당국의 성공적 대응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이 제시한 수치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정연설에서 서방이 전례 없는 무더기 제재를 가하며 러시아 경제를 망치려고 하지만 러시아의 경제는 훨씬 강하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쟁이 해를 넘기고 서방의 추가 제재에 따른 장기적 피해가 누적되면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도 엄청납니다. 지금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인상, 불안정한 시장 경제는 대부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입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일단 식량 문제에 관해서는 인도주의적 결단을 내린 상황입니다.

‘흑해곡물이니셔티브’라는 합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한 건데요. 하지만 다음 달 합의 시한 만료를 앞두고 또다시 식량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1월, 이를 한 차례 연장한 건데요. 전장의 상황과는 별개로 과연 이번에도 연장에 합의할지 주목됩니다.

“나토 강화와 유럽의 단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둔 지난 2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의 동부 최전선인 폴란드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분열을 예상했지만, 나토는 지금 오히려 더 단단하게 결속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나토의 확대와 강화로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북유럽의 두 나라,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70년 넘게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유지했던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나토 30개 회원국은 두 나라 가입 비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천340km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고, 스웨덴은 발트해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마주 보고 있는데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에는 더 큰 안보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또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은 간혹 불협화음을 내기도 하지만 큰 줄기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러시아에 맞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금 러시아는 중국, 북한, 이란 등과 손을 잡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미국 등 서방 정보당국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무기가 바닥난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도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밀착 관계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데요. 신냉전의 구도 속에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전쟁 전개 과정과 미친 영향 등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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