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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자유지수, 29년째 세계 최하위…법치주의 전년보다 악화”


지난해 6월 북한 평양의 체육용품 공장.
지난해 6월 북한 평양의 체육용품 공장.

북한의 경제자유지수가 29년째 세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사법 실효성과 정부 청렴성 등 법치주의가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도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경제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이 27일 발표한 ‘2023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조사대상 176개국 가운데 176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이 단체가 경제자유지수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5년 이래 29년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치주의와 규제의 효율성, 정부 개입, 시장 개방 등 4개 항목 내 총 12개 분야를 평가하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올해 100점 만점에 2.9점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2021년의 5.2점, 지난해의 3점과 비교해 계속 악화한 것으로, 특히 법치주의 항목의 사법 실효성과 정부 청렴성 부문에서 전년보다 점수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올해 전 세계 평균 점수는 59.3점, 아시아태평양 39개국의 평균 점수는 58.2점으로 북한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독재 지도부가 여전히 경제를 개방하거나 재편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지난 수십 년 동안 국가와 국민을 거의 ‘파산(bankruptcy)’에 이르게 한 국가의 명령과 통제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부 개입’ 항목에선 정부가 모든 주요 활동을 통제한다고 지적하며, 국가가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생산 수준을 정하며 국영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10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규모 군사비 지출이 부족한 자원을 더욱 고갈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규제의 효율성’ 항목에선 경제에 대한 국가의 엄격한 규제가 중앙 계획과 통제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기업가적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시장 개방’ 측면에서는 북한의 무역과 투자 방향 모두 전적으로 정부에 의해 통제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군사 정권의 지배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수십 년간의 재정 부실과 잘못된 자원 배분 등으로 1990년 중반 이후 만성적인 경제난과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지난 2020년부터 경제 자유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 싱가포르는 올해도 최고 점수를 받았습니다.

스위스와 아일랜드, 타이완이 그 뒤를 이었고 미국은 지난해와 같은 2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수 평가가 시작된 1995년 이래 가장 낮은 순위로, 보고서는 미국의 공공 지출 비용과 기업에 대한 규제 부담 증가를 그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한국은 지난해의 19위보다 4단계 상승한 15위에 올랐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의 부패가 만연하고 당 지도부가 경제 활동과 금융 부문을 통제하는 ‘억압된 경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154위에 그쳤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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