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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4일 장연서 지대지탄도미사일 2발 사격 훈련"...도발 건건이 대내외 매체 통해 보도


북한 황해남도 장연군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15일 공개한 장면.
북한 황해남도 장연군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15일 공개한 장면.

북한은 14일 발사한 미사일이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이라고 대내외 매체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미한 연합훈련을 계기로 연이은 도발에 나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내용을 건건이 보도하는, 지난해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서부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사일부대에서 3월 14일 구분대 교육을 위한 미사일 시범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15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611.4km 떨어진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방진동 앞 목표섬 피도를 정밀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훈련엔 군 부대 관하 제11화력습격중대가 참가했고 지상대지상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중등 사거리 체제로 교육시범사격을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관련 사진도 공개했는데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을 차륜형 이동식발사차량, 텔(TEL)에서 발사한 장면이 담겼습니다.

14일 구분대 교육을 위한 미사일 시범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15일 공개한 장면. 아래 차륜형 이동식발사차량(TEL·텔)이 보인다.
14일 구분대 교육을 위한 미사일 시범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15일 공개한 장면. 아래 차륜형 이동식발사차량(TEL·텔)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화력습격중대들에 대한 훈련 강도와 요구성을 더욱 높여 임의의 순간에 임의의 화력습격 임무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철저히 갖추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사격훈련에 군 부대 관하 각 구분대의 해당 지휘관들과 전투원들이 참관했다고 밝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9일 오후 6시 20분께 남포 근처에서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6발을 서해상으로 쐈고, 지난 12일엔 신포 해상 잠수함에서 처음으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연쇄도발은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미한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S)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벌이고 있는 도발은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발사된 미사일 기종과 발사 부대명, 발사 지점, 발사 방식 등 비교적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실전훈련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전례없는 빈도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지만 대부분 새로운 무기체계 시험 차원이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한이 해왔던 미사일 발사의 특징이나 도발의 특징은 이전과 같이 새로운 미사일체계를 시험하는 게 아니에요. 계속 발표되는 것들이 이미 실전배치가 됐다고 얘기를 하는 거 아닙니까. ‘검열 사격’이라든지 이번엔 ‘교육시범 사격을 진행했다’ 이것도 작년과 차이가 나는 거죠. 작년엔 개발을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면 이번엔 실전배치됐다고 얘기하고 실전에서 사용하는 형태로 가겠다 긴장 수위가 훨씬 높은 거에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올들어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건건이 관련 보도를 내고 있다며 미한 연합훈련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9~10월 미한, 미한일 연합훈련 때와 11월 '비질런트 스톰' 훈련 때는 일정 기간 각종 대응훈련을 진행한 뒤 이를 한 번에 모아 보도했는데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미사일 발사를 건건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홍 실장은 최근 보도 내용에서 핵 억제력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올해 들어서 실험한 대부분의 발사 내용에 대해선 보도 과정에서 핵전쟁을 억제하는 개념 이런 것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고 또 이것이 전술핵무기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보도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라는 게 지난해와는 달라진 패턴이고 그만큼 작전화, 실전화의 자신감의 피력이기도 하고 대미 억지력으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군사작전적인 체계가 상당히 정교하게 가다듬어져 있다, 이것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보여집니다.”

홍 실장은 북한이 밝힌 사거리와 공개한 사진으로 미뤄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개량형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이번 미사일 시범사격이 ‘중등사거리 체계’로 이뤄졌다고 밝힌 데 대해 사거리를 조정하면서 발사했다는 의미로 풀이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사거리를 조절해 목표물 명중시켰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해당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북한이 밝힌 611km 보다 더 길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대목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러시아 이스칸데르보다 미사일 길이가 더 길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는 이번 미사일 발사 지점인 황해남도 장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지 않았던 전방지역이라며 한국 전역을 사정거리 안에 둘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발사 지점을 최대한 한국 측과 가깝게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장연은 한국 서해상 최전방인 백령도를 마주 보고 있는 북한 측 전방 지역으로 방사포 등이 배치돼 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 미사일 부대는 한국 군 포 사격의 사거리를 벗어나기 위해 휴전선에서 최소한 50km 이상 떨어진 곳에 배치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대내 매체를 통해서도 미사일 발사 때마다 관련 보도를 내고 있다며 식량난 등 내부 위기를 외부 위협을 통해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북한이 노동신문에까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상세하게 얘기하고 자기들이 여기에 대해서 이렇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국민들에게 위협 의식을 높이고자 하는 거잖아요. 긴장을 조성하는 목적이라고 봐야 되잖아요. 북한은 내부가 불안정할 때 외부 위협을 높여서 긴장을 조성하는 겁니다.”

한편 지난 13일 시작한 미한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는 오는 23일까지 11일 동안 20여 개 야외실기동훈련을 포함한 전구급 연합연습을 실시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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